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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Oct 31. 2022

뜻밖에 일출을 보다

제주 생활 11일차 - 표선해수욕장에서 야영

who. 나는

제주 방언이 섞인 밤새 떠드는 소리에 꽤 늦게 잠들었다. 그 분들이 오늘은 집에 가주셨으면 하는데 주말이라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텐트안에서 주욱펴고 자는 것 좋았는데 얇은 텐트안은 바깥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떠드는 소리가 그치니 이젠 코고는 소리다. 잠을 설치고 나와 해안가를 산책했다.


what. 표선해수욕장 일출

서쪽의 협재와 금능에서는 일몰을 보기가 쉬웠다면  남쪽으로 자리잡고는 일출보기가 좋아졌다. 붉은 기운이 하늘 위로 펼쳐지고 늘 그렇듯 해가 뜬것인지 아닌지 잘모를 정도로 환해지면 뒤늦게 둥근 머리를 내민다. 이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면 일출을 놓치게 된다. 오랜기다림에 비해 해가 뜨는 그 시간은 참 짧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일출과 일몰을 보는 것을 원할까? 나는... 유난 떨정도는 아니어도 해를 뜨는 것을 보면 왠지 모를 희망 기대 무엇이든 될듯한 그런 환희를 찰나나마 느낄 수 있어서인것도 같다. 일몰은 왠지 모를 편안함 쉼 여운등이 남는 것 같다. 이런것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보기에 좋지 않은가. 지금 뜻밖에 만난 일출이 그저 아름다우면 되었다.


where. 표선에서 혼인지까지

표선에서 출발하는 올레길을 걸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 이젠  신기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그동안 제주를 참 많이 오고 간것 같다. 대학교 졸업하고  막 직장인이 된 친구들과 여행온 곳이 제주였다. 이 친구들과는 졸업여행 땡땡이치고 경상도를 한바퀴 돌아보는 추억을 나눠 가진 이들이다. 그때 못간 제주를 그렇게 셋이서 왔는데 그때 본 제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눈에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 주는 낯설음에 설레었다.  내게 첫 제주의 인상은 그러했다. 그리고 지금은 꽤 익숙하고 편안한 장소가 되었다. 해안가를 따라 걷다 멍게 한접시를 바다를 보며 비워내었다. 천천히 걸어가다보니 어느새 온평포구에 다다랐다.  다음 코스인 혼인지까지 좀 더 걸은 후 표선으로 돌아왔다.


when. 아홉시까지

표선에 있는 동안 저녁먹고 들르는 카페가 커피가게쉬고가게였다. 그때는 카페에서 쉬고 가라는 의미인 줄 알고 재미나게 이름지었네 했는데 알고보니 이층이 민박을 함께하고 있어서였다. 독특한 외관이라 금방 눈에 띄는 카페다. 인테리어는 조금 올드한 느낌이 들지만 아기자기하고, 가게 주인장이 직접 만든 요거트며 청이며 제주 빛깔이 많이 나는 메뉴들이 많다. 충전도 하고 쉬다보면 아홉시 이곳은 그나마 오래 문 연 카페 중 하나다. 그래도 이 카페 덕분에 전기도 사용하고 이용불가했던 공용화장실 대신 잘 사용했다.


why. 한낮에 즐기는 여유

올레길 걷고 돌아오면 점심시간 즈음이다. 버스에 내려 빵집에서 빵과 커피를 사서 야영지에 도착했다. 어제는 텐트 날아갈듯 불 던 바람이 오늘은 매우 잠잠하다. 나무 그늘아래  앉아 사온 빵과 커피를 먹으면서  나무사이로 보이는 표선바다를 바라보니 힐링이 따로 없다. 이 오후의 나른한 시간이 좋다. 잠을 못잤던 어제밤의 피로 더위에 걷느라 지친 내 몸을 이 짧은 시간의 여유로 다시 회복되는 중이다.


how. 야영장 매너

어제의 그 일행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낮에는 조용하다가도 저녁먹고 나면서 다시 시끄러워진다. 유독 한 명이 목소리가 높다. 오랜만에 가족 모임인듯한데 그렇게 모이면 유독 목소리 큰 사람이 한명씩 있나보다. 주위에서 주의를 주었음에도 잠시 조용하다 다시 시끄러워진다. 오늘밤도 자기는 글렀다. 신고라도 해야하나? 어째저째 그러다 잠이든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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