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는 앞의 논어구절 찾기

by 이도영

아이들과 논어를 공부하다보면‘어,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논어 말씀과 전에 배운 것이 일맥상통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같은 주제로 이루어진 한 편 안에서도 내용이 연결이 되지만 다른 편에서도 배움이 연결됩니다. 그래서 논어를 어느 정도 공부하고 나서는 오늘의 논어 말씀과 연결되는 구절을 앞에서 찾아보고 있어요. 논어 책을 살펴보는 아이도 있고 자신이 필사한 노트를 뒤적여보는 아이도 있어요. 그러다가 오늘의 말씀과 관련된 구절을 찾으면 그렇게 즐거운지 격앙된 목소리로 크게 이야기를 합니다. 실제 사례를 말씀드려보겠습니다.


3-20
공자가 말했다.
“<관저>의 내용은 즐겁지만 지나침이 없고, 슬프지만 선한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팔일편 20장의 말씀은 지나치지 말라는 것이에요. 아이들에게 지나치면 안 좋은 점이 무엇인지 물었어요.

"장난이 싸움이 돼요.”

"즐거운 일도 지나치면 괴로운 일이 돼요.”


오늘의 말씀은 지나치지 않게 행동하라는 것인데, 일을 대충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물었어요.

"일을 대충 하는 것은 귀찮아하고 성의 없이 일을 하는 것이에요.”

"논어의 맡은 일을 정성껏 성의를 다하되 지나치지 말라는 것이에요. 일을 대충하는 건 노력도 없고 재미도 없는 상태에요.”


오늘의 말씀과 뜻이 통하는 논어 말씀을 앞에서 찾아보라고 했어요.

2-2 사무사를 찾은 아이가 있어 이유를 들어봤어요. <관저>는 시경 국풍 주남의 첫 편으로‘덕이 높은 황후가 인자한 임금과 짝하고 즐거우나 슬프나 늘 중정(中正)을 지킨 것을 읊은 시예요. 위정편 2장은 “시경이 300편이 되지만 한마디로 생각에 사특함을 없게 하라는 내용”이에요. 시경이라는 문구가 똑같이 나와서 찾았다고 말합니다.


2-4 종심을 찾은 아이도 있습니다. 이유를 물어봤어요.

“70세는 마음이 내키는 대로 행동해도 법도를 넘지 않는 나이라고 했어요. 법도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 즐거운데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오늘의 말씀과 연결된다고 생각했어요.”


1-12 화합을 찾은 아이도 있었습니다.

“1-12는 화합의 중요성만 알고 화합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예로 절제해야한다고 했어요. 즐겁지만 지나침이 없다는 것은 화합하는 가운데 엄격하게 예를 갖춰야한다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논어를 배우다보면 비슷한 말씀들이 떠오릅니다. 여러 말씀들이 하나의 줄기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렇게 예전의 내용을 다시 살펴보면 좋은 점이 세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제대로 된 복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오늘의 말씀과 연결된 것을 찾다보면 앞에서 배운 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복습을 하는 것이에요. 하지만 단순히 앞의 내용을 다시 살펴보는 복습이 아니에요. 오늘의 논어구절과 연관된 것을 찾는 과정이기 때문에 의도를 갖고 살펴보는 복습입니다. 그동안 배운 것을 심화하는 제대로 된 복습이에요. TOP 3 고르기에서 말씀드렸던 인출효과를 또 경험할 수 있어요. 공부한 내용을 찾고 오늘의 구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배운 것을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어렵게 공부하면 잊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좋은 점은 새로 배우는 논어 구절을 더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앞의 구절을 참고하면서 즐겁지만 지나치지 않는다는 말을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법도를 넘지 않는다, 화합하는 가운데 예를 갖춰야한다는 말과 즐겁지만 지나치지 않는다는 말을 통합했어요. 예전에 배웠던 것과 통합함으로써 즐겁지만 지나치지 않는다는 말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정보를 기존에 자신의 기억과 연결하고 통합하는 연습을 하게 되면 작업기억 능력이 확장됩니다. 이미 공부했던 내용과 새로운 정보를 통합하는 노력을 하면 작업기억의 작업대는 더 훌륭해져요.*


세 번째 좋은 점은 기존의 것과 오늘의 말씀은 통합해서 새로운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에요. 이와 관련된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4-14
공자가 말했다.
“벼슬이 없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벼슬에 설 만한 재능과 학식이 없을 것을 걱정해야 한다.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알아줄 만한 사람이 될 것을 추구해야 한다.”


이인편 14장의 말씀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알아줄 만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 되라는 이야기에요. 이에 대해서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라. 좁게 보지 말고 크게 보아라는 이야기 같아요.”

"내 실력이 부족한 것을 걱정하라는 말이에요.”


오늘의 말씀과 관련된 이야기를 앞에서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바로 1-16을 찾더라고요. "나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내가 남을 몰라줄까 걱정한다.”


1-16과 4-14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찾아보라고 했어요.

"남이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라는 것은 같아요.”

"1-16은 내가 남을 몰라줄까 걱정하라는 말이지만, 4-14는 내가 알아줄 만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에요.”


1-16과 4-14를 통합해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재능과 학식을 키워서 남들이 알아줄 만한 사람이 되고, 다른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해요.”

“다른 사람의 훌륭한 재능과 학식을 알아볼 수 있으려면 저도 그만큼 훌륭한 재능과 학식이 필요해요.”


1970년대 초 알랜 배들리 등은 그동안 수행했던 많은 단기기억 연구를 검토했어요. 알랜 팀은 연구 끝에 단기기억의 역할은 우리의 정신 속에 상호 관련된 정보들을 동시에 유지하면서 ‘작업’하고 그것을 적절히 사용하도록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다시 말해 작업기억은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정보로 능동적인 작업을 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즉 단기기억은 작업을 위한 인지과정이에요. 그래서 학자들은 단기기억이라는 말보다 작업기억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오늘 배우는 논어구절과 예전의 배운 논어구절을 연결하면 우리의 단기기억은 능동적으로 ‘작업’을 해요. 새로운 인지과정을 거치다보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게 됩니다. 창의적 생각은 바로 연결에서 나옵니다. 매일 논어를 읽다보면 어느새 작업을 할 수 있는 생각들이 쌓여요. 이 생각들을 연결시킬 수 있도록 우리가 곁에서 도와주면 창의적인 생각이 솟아납니다.


참고문헌

고영성, 신영준 <완벽한 공부법>, 로크미디어, 2017, 98쪽

마가렛 마틴 <인지심리학>, 박학사, 2015, 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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