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집이 있다면 1

by 작가미상


친구들이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철이 들었달까. 취업을 위 해 애쓰는 모습이 점점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직 내 눈엔, 같이 PC방에서 게임하다가 시험 망친 중학생처럼 보 이는데 말이다.


어쩌다 우리가 이런 '어른'이 되어버린 걸까. 나는 지금 하는 일을 이대로 계속하다가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하루빨리 나만의 행 복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모험적인 삶'을 좋아하는 반면, 친구들은 '안정적인 삶'을 우선시한다.


그들에 게 행복'이란 곧 '안정'이겠지만, 나에게는 누구에게도 구 속 받지 않는 삶이 진짜 행복이다.


《작가미상의 행복해지는 법》 제1조 1항.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삶." 그만큼 내가 하 고 싶은 대로 사는 게 중요하고,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



지금 내 행복은, 종강 시즌이 주는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 다. 집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카페에 혼자 들어가 아이 스 아메리카노와 베이글을 시켜, 최형준의 수필집을 읽는 시간. 그게 요즘 내 가장 큰 행복이다.


단 하나 아쉬운 건, 그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대부분 유튜브에 올라온 '카페에서 틀기 좋은 외국 노래'라는, 너무나 진부한 선곡이라는 점이다.


예전 같았으면 다 먹은 컵과 접시를 가져다주며 "다음부턴 제가 카페 노래 정할게요"라고 말하고 싶었겠지만, 이제는 소심함을 추구하는 내가 되어버려 사장 님이 인디 음악에 눈뜨는 그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베이글에 수제처럼 느껴지는 딸기잼과 버터를 발 라 먹으며, 가슴 한편에 쌓인 응어리를 조금씩 작아지게 만 든다.


카페에 가서 망상을 즐기거나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할 때 면, 스마트폰은 반드시 집에 두고 오는 것이 원칙이다.


그 마물 같은 존재와 동행하게 되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각 없이 릴스를 넘기게 된다.

그러면 곧 《작가미상의 행 복해지는 법>에 따라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분위기 좋은 카페만 가면 '내가 원하는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덕분에 요즘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은 치사량을 넘는 낭만적인 집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나는 내가 살 집을 고르는 데 있어서 꽤나 까다로운 편이다.


간단히 말하면,

선정된 작가미상의 집 = 작가미상의 행복해지는 법이 다. 그만큼 집에 대한 철칙이 있고, 물론 그것은 물질적 풍 요가 뒷받침된다'는 대책 없는 전제를 깔고 있다.


첫 번째 조건은 도시 속 마당이 있는 집이다. 어느 날 아파 트에 사는 게 답답하게 느껴진 친구가 "다 똑같이 생겨서 재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제주도 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탈 때면, 나도 모르게 창밖을 내려다본다. 바다만 보이 다가 점점 섬이 보이고, 이어서 아파트와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하늘 위에서 보면 그저 밋밋한 미니어처일 뿐이다.


그 순간부터 아파트와 나 사이엔 형용할 수 없는 거리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 애매하게 친했던 친구를 성인이 되어 술집에서 마주쳤을 때의 어색함과 비슷하 달까. 그래서 나는, 평범하지 않은 미니어처로 하늘 아래에 놓이고 싶었다. 혼잡한 도시 속에서도 고요히 자태를 뽐내 는 그런 집.


두 번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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