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둘째 법칙

by 최은녕 라온나비

머피의 둘째 법칙



줄넘기 땐 내 차례에만 종이 울리고,

시험 문제는 꼭 공부 안 한 부분에서 나오고,

조장 뽑기는 왜 맨날 가위바위보로 정하냐고

"가위 바위 보!"

또 졌다. 형은 늘 이기던데, 나는 왜 맨날 질까?


발표는 싫은데.

떨리는 목소리로 아이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이렇게 어정쩡할까?

형은 의젓하게, 동생은 귀엽게 하던데


참내,

속에서 뽀글뽀글 끓는다


점심시간엔

소시지 한 개,

불고기도 한 점. 시금치 수북.

급식 선생님이 퍼주실 때

내 앞까지 오면 늘 조금만 남아있어

"선생님, 조금만 더..." 말하려다가

그냥 입술을 꾹— 닫아버려


도서관엔

내가 좋아한 책만 늘 대출 중이야

혹시 형이 먼저 빌려간 걸까?

아니면 동생이 떼써서 엄마가?


"선생님, 제가 먼저 예약해도…"

말하려다가

또 입술을 꾹— 닫아버려


이쯤 되면

이게 바로 머피의 둘째 법칙!

나쁜 일은 왜 꼭 나한테만 올까?

눈치보다

혼자 속으로 삼킨 말,

'왜 또 나만!'

꾸벅 인사하고, 뒷자리로 돌아간다


첫째도 막내도 아닌,

애매한 둘째의 하루가

또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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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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