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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우진 May 17. 2021

나의 요가선생 존 벌트만의 요가여정 3, 오토바이 사고

존의 요가여정에 커다란 위기상황이 한번 있었다. 오토바이사고였다. 그때가 2016년 초였다. 2010년 이후, 존은 매년 틈날때마다 인도 마이솔에 가서 1-3개월씩 묵으며 쉬라쓰에게 요가수련을 받곤 했다. 2016년에도 인도 마이솔에 가서 몇개월을 묵으며 쉬라쓰와 요가수련을 하고 있었다. 하루는, 가까운 도시에 불교승려 달라이 라마가 방문을 하였다고 하여 그를 만나러 모터사이클을 타고 가고 있던 중이었다. 차 한대가 자기 바로 앞으로 불쑥 끼어 들었다. 그때, 그는 그 차의 뒷바퀴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았고, 피하려고 브레이크를 급히 밟았다. 모터사이클과 그는 공중으로 붕 치솟았고, 허공에서 회전을 몇번하고는 도로에 쿵 떨어졌다. 눈을 다시 떴을때, 그는 자신이 도로바닥에 누워있음을 깨달았다. 아쉬탕가요가 고급시리즈를 수행하고 있던 그에게 든 첫 생각은, 다쳤어도 자신의 의지로 몸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였다. 그래서 몸을 움직이려했다. 그러나,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 순간, 자신이 매우 심한 부상을 입었음을 깨달았다. 신음이 나왔다, ’제기랄!’ 다리와 손, 온몸에 격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에 갔다. 엑스레이를 찍었고, 의사는 존에게 나쁜 소식을 전했다. 왼쪽 대퇴골 상부가 부러졌고, 왼손에는 세군데 뼈가 부러졌다는 것이다. 아, 나의 요가는 끝이구나. 병원의 한 병실에서 여러개의 주사바늘을 꽂고 누워있었다. 양옆 침대에도 교통사고로 들어온 환자들이 누워있었다. 그중 한사람도 오토바이사고로 들어온 환자였는데, 며칠 후에 시체가 되어 나갔다. 다른쪽 옆 침대의 환자도 상황이 심각해 수혈을 여러번 받고 있었다. 끔찍한 상황이었다. 아, 이 요가를 그리고 요가선생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 다 무위로 돌아가는구나란 절망감이 들었다. 그때, 그의 학생 하나가 병실에 들어왔다. 서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서로를 바라보다, 둘이서 같이 눈물을 터뜨렸다.


대퇴골에 금속막대기 두개를 박아넣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후에, 여러 요가친구와 제자들이 와서 격려를 해 주었다. 하루는, 쉬라쓰가 왔다. 절망감에 휩싸여 침대에 누워있는 존에게 쉬라쓰는 ‘너는 회복되야해. 넌 넓은 마음을 가졌어. 우리 모두는 네가 회복되기를 원해.’ 그 다음날, 존은 요가를 다시 시작했다. 이 부상이 자신을 좌절시키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병상에서 긴 숨을 들이쉬며 양팔을 올렸다. 숨을 내쉬며 몸을 굽혔다. 허리가 잘 굽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기분이 좋아졌다. 그후 매일 호흡을 하며 기본적인 아사나를 시도했다. 조금씩 조금씩 나아졌다. 곧, 병상이 아닌 휠체어에서 하게 되었고, 그 다음엔, 바닥에 앉아서 하기 시작했다. 예전엔 너무 쉬웠던 기본적인 아사나도 힘이 들었다. 한 예로 요가를 시작한지 한달만에 할 수 있었던 결과부좌를 이젠 할 수가 없었다. 한 손이 망가졌고, 한 다리에는 금속막대기가 박혀 있어, 허리를 굽히거나 두손을 바닥에 대고 몸을 들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블럭이나 끈같은 간단한 도구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심한 부상을 당했을때, 부상당한 부분이 회복되기를 기다리고나서 하던 운동을 다시 시작할 것이다. 존은 다른 방식으로 대처했다.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요가를 회복과정으로 택했다. 아픈 부분을 우회하며 아사나를 할 수 있는데까지 하였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몸의 구석구석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몸의 새로운 가능성들을 알아내기 시작했다. 모든 아사나들을 다시 배워야했다. 할 수 있는 아사나들의 갯수는 조금씩 늘어났고, 조금씩 더 깊게 할 수 있었다. 그 요가회복과정을 통해 그의 몸도 빠르게 회복되었다.


1년 뒤, 존은 예전으로 돌아왔다. 고급시리즈의 아사나들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다. 존의 오토바이사고와 회복과정은 아쉬탕가요가사회에서는 꽤 유명하다. 그의 회복과정은 다큐멘터리로 기록이 되어 유투브에서 볼 수가 있다. 심한 부상을 당했을때, 존은 좌절하지 않고, 바로 자신의 예전의 상태로 회복하기 위해서 하루 하루 매진을 하였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몸을 더 이해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과거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요가를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도 깊어졌다.


https://www.youtube.com/watch?v=oVsu3ROR9No


그에게 주어졌고, 그가 받아들인 다르마다. 오늘도 존은 자신에게 주어진 다르마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나를 비롯한 그의 제자들도 매일 새벽, 요가 매트에 선다. 선생 존에게, 그리고 존의 요가여정을 도운 모든 이에게, 나와 같이 요가수행을 하는 학형들께, 어느곳에선가 요가수행을 하는 모든 이에게, 이 모두에게 인사를 하며.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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