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부족하지만 행복하게

by SAHAS





똑똑똑.


찬영이 방 문을 열어 놓고 자고는 있지만, 그래도 들어가기 전에 인기척은 내야 할 거 같아 준서는 방문을 두드리면서 그가 일어나길 기다렸다. 그러나 소리를 듣지 못한 건지 반응이 없자 직접 깨우기 위해 침대로 다가가 흔들어 깨웠다.


"아저씨, 아저씨"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돌아왔는지 찬영이 눈을 떠 옆을 보니 준서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준서, 잘 잤어? 지금 몇 시야?"


"잘 잤어요, 아저씨도 안녕히 주무셨어요?, 여섯 시 조금 넘었어요"


"일찍 일어났네, 뭐 필요한 거 있어?"


"그건 아니고, 운동하러 언제 나가요?"


준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침대에서 일어난 그는 준서 머리를 만져 주었다.


"준서 운동 나가고 싶어서 일찍 일어난 거야?"



준서랑 같이 거실로 나오던 찬영은 아직 안방에서 자고 있는 산하를 본 후 자신과 준서 소리에 깨지 않게 안방 문을 닫았다.


"준서 운동 가기 전에 뭐 먹어야 하는데 뭐 해줄까?"


"토스트 먹을게요"


버터를 녹인 프라이팬에 식빵을 올려 둔 후 커피도 내리는 중이다.


"준서야, 토스트에 뭐 넣어줄까?"


"계란이랑 치즈만 넣어 주세요"


요청한 토스트가 다 만들어지자 식탁에서 기다리고 있던 준서가 얼른 접시를 받아 들었다.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 유리잔에 따라 준서에게 건네 준 후 자신도 커피 잔을 들고 준서 옆 자리에 앉았다.


"준서, 매일 이렇게 일찍 일어나?"


"유치원 가는 날만요, 토요일이랑 일요일에는 8시쯤 일어나는 거 같아요"


"오늘은 유치원 가는 날 아닌데 어떻게 일찍 일어났어?"


"아마도 토요일이나 일요일이 아니어서 일찍 일어난 거 같아요"


"아저씨가 만들어 준 거 먹을 만해?"


토스를 먹고 있던 준서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자 찬영이 준서의 볼을 살짝 튕기면서 많이 먹으라는 말을 했다.


"맛있다고 하니 다행이네, 준서 토스트 먹고 있어 진서 엄마 방에 데려다 놓고 올게"


"네"


찬영은 텐트에서 아직 자고 있는 진서를 이불째 안아 들 고안 방 침대 옆 바닥에 내려놓았다.

준서랑 운동 나간 사이 진서가 깨어 날까 걱정이 되어 안방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엄마가 많이 피곤했나 봐요, 저보다 항상 일찍 일어나는데"


"그러게, 많이 피곤하신가 보네"


"운동 어디서 해요?"


"배우는 거니까 사람들이 많지 않은 단지 안에 공원으로 가서 하자"


준서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얼마 남지 않은 토스트를 열심히 먹었다.

토스트를 다 먹은 준서가 운동복으로 갈아입는 동안 찬영도 간단하게 씻고 드레스 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준서야, 엄마한테 얘기하고 나가자"


찬영이 준서랑 안방으로 들어가 산하가 잠든 침대 위에 앉아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하면서 그녀를 불렀다.


"산하 씨"


산하의 미간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산하 씨, 나 준서랑 운동 나가요, 걱정할까 봐 말하고 나가는 거예요"


찬영의 소리에 산하가 눈을 뜨니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그가 다시 한번 그녀 입술에 가벼운 키스를 했다.


"잘 잤어요? 몇 신데 준서랑 벌써 나가는 거예요?"


"나는 산하 씨랑 한 집에 있어서 그랬는지 잘 잤어요,

오늘은 준서가 제일 먼저 일어났어요.

이제 일곱 시 돼가니까 조금 더 누워있다 일어나요, 진서는 이쪽 아래에 데려다 놨어요"


몸을 살짝 일으켜 침대 밑을 보니 진서는 자고 있고 준서는 진서를 보고 있었다.

준서가 바로 옆에서 보고 있는데도 그가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했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다.


"준서 오늘 일찍 일어났네, 운동 가기 전에 간식 먹었어?"


"토스트, 아저씨가 해줬어"


"새벽부터 고생했어요,

준서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운동해"


"응"


"진서 침대에 올려 줘요, 데리고 있을게요"


찬영은 진서를 산하 옆쪽에 눕힌 후 이불을 덮어 주었다.


"갔다 올게요, 준서야 엄마한테 인사하고 나가자"



두 사람은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한 후 인라인 세트를 챙겨 아파트 단지 내 공원으로 향했다.


아직 이른 새벽 시간이어서 그런지 운동을 나온 사람들이 많지 않아 인라인을 배우기에 무척이나 좋았다.

찬영은 인라인 신는 방법, 헬멧 착용하는 방법, 팔과 다리에 착용해야 하는 보호 장비들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을 해 준 후 준서가 직접 착용해 볼 수 있도록 여유 있게 기다려 주었다.

잘 안 되는 부분은 자신이 해 주면서도 준서 스스로 해 볼 수 있도록 풀어서 다시 해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장비를 다 착용한 후 인라인을 신고 일어서는 방법,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 등 기초적인 것들부터 천천히 알려주었다.


찬영의 손을 잡고 한 동작씩 무리하지 않게 진행하는 동안 운동 신경이 제법 있는지 잘 따라 했다.



찬영은 준서를 벤치에 앉힌 후 물통을 건네주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삼십 분에 한번 정도씩 쉬면서 물을 마셔 줘야 해"


"네 .... 아저씨 ..."



"왜?"

"..... 아저씨는 여자들한테 그렇게 막 키스해요?"


"아니, 준서 엄마한테만 그러는 거야, 다른 사람들한테는 안 그래,

이렇게 얼굴 쓰다듬어주고 머리 쓰다듬어 주는 것도 엄마랑 너랑 진서한테만 해주는 거야"


"왜 엄마랑 저한테 그러는 건데요?"


"아저씨가 엄마를 많이 좋아하니까, 그리고 준서도 좋아하고"


"그럼 저도 엄마한테 그래도 괜찮은 거네요"


"아들이 엄마한테 애정 표현하는 건 좋은 거야.

나중에 커서 준서 여자 친구 생기면 아저씨처럼 해주면 되고"


"... 진서 엄마한테도 그렇게 하셨어요?"


"음. 그렇지 못했어, 그래서 이혼하게 되었나 봐"


"아, 아저씨도 아픔이 있었죠"


"하하하, 그런 말을 어디서 들은 거야"


"유치원에서 친구들끼리도 그런 말 해요. 엄마나 아빠랑 사는 친구가 저 말고도 있기도 하고요"


찬영은 물을 마시면서 조곤 조곤 말하는 준서의 젖은 머리카락을 털어 넘겨주었다.


준서의 기억 속 친아빠는 늘 일이 많아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찬영이 자신과 엄마에게 하는 다정한 말들과 행동들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마음 한 곳이 간질간질하면서 기분이 좋은 감정이 들었다.



산하는 준서와 찬영이 운동을 하러 나간 후 바로 일어났다.

진서는 옆으로 돌려 눕혀 놓고 베개와 쿠션으로 사이드 부분을 막아 놓았다.


두 사람이 운동하고 들어오면 배가 고플 것 같아 바로 먹을 수 있게 준비를 해 놓기 위해 서둘러 움직였다.

어제저녁으로 육식을 섭취했기 때문에 아침은 부담스럽게 편안한 것으로 준비했다.


운동 나갔던 두 사람이 들어오는지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얼굴이 발갛게 익은 준서가 다녀왔다는 인사에 산하가 주방에서 나와 두 사람을 맞았다.


"다녀왔습니다"


"준서 재미있었어?"


"응, 이따 한번 더 하기로 했어"


"재미있었나 보네, 물 마시면서 했어?"


"아저씨가 챙겨줬어"


준서가 씻기 위해 갈아입을 챙기러 자신으로 방으로 가니 찬영은 신발장 앞에 인라인 세트를 정리해 놓은 후 들어왔다.


"아침부터 엄청 힘들었겠어요, 애들 가르치는 거 쉬운 게 아닌데"


"준서는 운동에 소질 있나 봐요, 나는 가르치는 거에 소질 있고"


자신의 말에 배시시 웃는 산하의 얼굴을 만져 주면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고 있었다.

때마침 갈아입을 옷을 챙겨 샤워를 하기 위해 방에서 나오다 거실에서 웃고 있는 두 사람을 본 준서는 욕실로 향했다.


"아저씨, 엄마를 엄청 좋아하나 봐요,

안 보이는데서 하지 제가 보이는데서 계속 그러시네요"


"준서야, 애정 표현은 남들이 보든 안 보든 자주 할수록 좋은 거야,

그리고 이게 무슨 애정 표현이야 그냥 머리카락 정리해 준 건데"


준서는 머리를 흔들면서 욕실로 들어가 버렸다.

찬영도 갈아입을 옷을 챙기러 드레스룸으로 갔다.


"준서야, 욕실 하나니까 같이 씻자. 아저씨랑 같이 씻는 거 별로야?"


"아니에요, 같이 씻어요"


욕실에서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리자 산하의 얼굴에 짧은 입맞춤을 한 후 들어갔다.



씻고 나온 두 사람이 아침을 먹고 있는데 진서가 일어났는지 안방에서 엄마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 "


"그냥 식사해요, 제가 데리고 나올게요"


한쪽 팔에는 아기 상어 인형을 안고 한 손은 산하의 손을 꼭 잡고 걸어서 주방으로 들어온 진서는 산하가 준 물병 빨대를 입에 넣고 물을 쭈욱 들이켰다.


"진서 지금 밥 먹을까?"


"산하 씨, 진서 밥은 내가 챙길게요, 앉아서 식사마저 해요"


가장 늦게 일어난 진서를 마지막으로 네 사람의 아침 식사는 마무리가 되었다.




준서와 진서는 티브에서 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재미있는지 연신 웃음이 끝이지 않고 이어졌다.

설거지와 뒷정리를 마치고 차를 마시던 찬영이 말을 꺼냈다.


"내년에는 호텔이나 리조트로 미리 예약해서 연휴 보내는 게 좋겠어요.


하루 세끼 챙겨 먹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거 같아요"


"벌써 내년 걱정하는 거예요, 내년 어린이날 되기 전에 어떻게 될 줄 알고요"


"내 생각에는 내년 어린이날에도 우리 둘은 이렇게 마주 앉아 있을 거 같아요"


"글쎄요, 그건 가봐야 아는 거죠"


찬영은 자신의 검지 손으로 산하의 콧등을 쓸어내리면서 그녀가 하는 장난스러운 말에 웃었다.


"걱정하지 마요, 내가 꼭 그렇게 만들 거니까"



먼 곳으로 외출을 나가기에는 진서가 아직 어려서 잠실에 있는 전망대 구경을 하고 점심까지 하고 들어오기로 했다.


오픈 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네 사람은 전망대 구경을 하고 아래 쇼핑센터에서 쇼핑도 같이 했다.

진서는 전망대를 구경하는 동안에는 아빠한테 안겨 있고 쇼핑하는 동안에는 산하에게 안겨 키즈 샵에서 다양한 인형과 장난감들을 구경했다.


쇼핑까지 마친 네 사람은 찬영의 친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집으로 출발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진서와 준서 모두 잠이 들었다.


낮잠을 자지 않던 준서도 잠든 것을 보니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많이 움직여 피곤한 듯했다.

지하 주차장에 차가 정차 하자 찬영이 카시트에서 진서를 분리해 산하게 안겨주고, 준서는 자신이 업어서 집으로 데리고 올라와 침대에 눕혀 조금 더 재우기로 했다.


산하도 진서를 데리고 움직이는 것이 쉽지는 않았는지 안방 침대에 진서를 누이고 옆에 같이 누웠다.

준서를 침대에 눕힌 찬영이 안방으로 와 그녀 옆에 앉아 팔을 주물러 주었다.


"진서 안고 다니느라고 고생했어요, 유모차를 가지고 올 걸 그랬나 봐요"


"오랜만에 아기를 안아서 그런 거 같아요, 준서 키울 때는 힘든 거 몰랐는데"


"너무 말라서 그런 거 아니에요? 어제 안아 보니까 허리가 너무 얇던데"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그런 말은 애들 있을 때는 하지 말고요"


"야한 얘기도 아닌데요 뭘, 그리고 지금 자고 있어서 말해도 못 들어요"


거침없이 얘기하는 찬영의 입을 손으로 막았지만, 찬영은 산하의 손을 가볍게 낚아채서는 그녀의 손 등에 키스를 했다.


산하는 자신과 찬영 때문에 진서가 깰까 봐 일어나 그를 데리고 거실로 나왔다.

두 사람은 카펫이 깔려 있는 거실 바닥에서 소파에 등을 기대어 앉았다.


"오늘도 애들이 텐트에서 잘 까요?"


"준서 일어나면 물어보죠, 텐트에서 안 잔다고 하면 이따 정리하면 돼요"


"준서가 찬영 씨가 마음에 드나 봐요"


"그렇게 보였다니 다행이네요"


"찬영 씨를 보는 눈에서 행복한 마음이 느껴져요.

제가 잘해 준다고 생각했는데 모자라는 부분이 있었나 봐요"


산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찬영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자신 쪽으로 당겨 안았다.


"나도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진서도 부족한 게 느껴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준서나 진서도 그렇지만 산하 씨도 나도 불행한 삶보다는 조금 부족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다고 생각해요.

조금 부족한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같이 있을 수도 있게 된 거니까 나는 지금이 좋아요 "


"조금 부족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해요"


"내가 본 준서는 아빠의 부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로 부터 큰 사랑과 단단한 애정과 지지를 받고 잘 자란 아이라는 것이 느껴져요,

마음이 따뜻하고 사랑이 충만하기 때문에 나와 진서에게 편견 없이 호의를 표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그렇게 보였다니 다행이에요"


찬영이 자신의 큰 손을 산하의 작은 손가락에 깍지를 낀 후 가져와 입을 맞추자 그녀는 자신을 안고 있는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어 그가 주는 평온함을 느꼈다.



"이제 준서는 깨워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깨우고 올 게요"









이 글은 제가 창작한 이야기입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재미있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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