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사람 되기 작전 1단계. 좀 야비하긴 하지만 꾸준한 사람이 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원래부터 나는 그런 사람이었어!'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럼 이제 어떤 모습을 꾸준함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인지 사전적 정의부터 알아보자.
꾸준-하다: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끈기가 있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그러니까 꾸준함은 크게 [한결같음, 부지런함, 끈기 있음] 이렇게 3가지 요소로 나눌 수 있고, 모든 요소가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꾸준한 모습'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해체해서 들여다보니 오히려 부족한 지점이 한눈에 들어온다.
1. 한결같음 → 초반 러쉬 전문
2. 부지런함 → 선택적 부지런
3. 끈기 있음 → 없음, 그냥 없음
... 좌절하긴 이르다. 그래도 세 가지 중 좀 나은 걸 하나 고르자면 '부지런함'이겠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게으른 사람 중에서는 부지런한 편이기 때문에.
<이럴 땐 (그나마) 부지런해요!>
외출 후 돌아와서 입던 옷 정리하고 손발 씻기
휴대기기(휴대폰, 스마트워치) 소독하기
자기 전 침구류 청소하기
설거지 끝나고 개수대 정리하기
샤워 끝나고 욕실 물기 제거하기
그렇다. 선택적 부지런의 영역은 명확하다.
그런데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한결같고 끈기 있게 해온 일이기도 하다. 3n년 중 최고 2n년 이상은 이렇게 살아온 것 같으니 꾸준한 모습이라고 인정해 줘도 되겠지? 좋아. 꾸준함 +5점!
게다가 요가도 있다. 작년 6월에 시작한 요가는 여전히 나의 최애이며, 일상의 한 부분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덕분에 생전 보기 어렵던 탄탄한 팔 근육까지 얻은 것이 올해의 가장 큰 성취이자 기쁨이다. 꾸준함 1점 추가!
몇 점 만점인지는 애초에 따져보지도 않았지만 6점을 채우고 나니 그래도 빵점이 아니라는 점에 살짝 마음이 놓인다.
그런데 갑자기 의문이 하나 생겼다. 사실상 최근 내가 가장 꾸준히 했던 일들은 유튜브 시청과 침대에서 뒹굴기였는데, 이건 왜 꾸준함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은 걸까?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끈기 있게] 이 세 가지 요소를 따져보더라도 조건에 완벽히 부합하는 것 같은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게는 기준 하나가 더 추가되는 것 같다. 그건 바로, 노력.
하기 싫은 마음이 들어도 기어코 하기 위해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쏟는, 그런 꾸준함을 지키고 싶은 것이다.
미루기 대장인 내가 진짜 꾸준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우선 두 번째 연재글을 약속한 날짜에 발행한 것만으로 0.5점 정도는 추가로 주고 싶다.
자, 이제 남은 일요일은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보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