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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8

by 우아한 우화 Feb 09. 2025


-오늘도 축구 토너먼트가 있어 일찍 일어나 아침으로 누룽지를 준비하고 도시락으로 만두를 에프에 돌리고 아껴뒀던 볼케이노를 점심으로 쌌다.

역시나 소풍 가는 듯한 딸의 도시락 가방이다.

한숨 돌리고 두 남자를 위한 아침으로 딸아이가 해주던 랩을 흉내 내 보았다.

나는 딸이 해준 게 더 맛있었는데 남편은 내가 해준 게 맛있다고 한다.

역시 음식은 남이 해줘야 더 맛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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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내가 만든 랩, (우)꽁주가 만든 랩


-두시가 다 되어 집에 온 딸에게 오늘은 몇 등했냐고 물었더니 8팀 중에 6등을 했다고 한다.

1등은 I학교 2등은 R학교라고 얘기하며 아이는 아무래도 I학교가 레퍼리에게 뇌물을 준 것 같다고 얘기한다.

이유가 뭔지 물어봤는데 공정하지 못한 심판을 한 것 같았다.

혼자만의 생각인지 물었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그 레퍼리를 여러 번 봤는데 매 경기마다 I학교에 유리하게 판정한다고 한다.

그리고 레퍼리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사라졌다고 말하며 뭔가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면서 아이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학교는 R학교라며 그 학교는 반칙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럼 너희 학교는 어떠냐고 물었더니 가끔 반칙한다고 솔직하게 얘기한다.


I학교는 케냐에 있는 미국식 커리큘럼을 가진 세 학교 중 하나로 정재계 인사들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로 학비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뇌물을 준 것 같다는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I학교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되었다.


나는 아이에게 네가 만약 심판이라면 뇌물을 받겠냐고 물었다.

물론 상황은 엄마가 아파서 당장 급한 수술 비용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이는 당장에 “아, 그럼 받아야지.”라고 하더니 금방 말을 바꿔, “아니, 난 안 받고 뇌물이 안 통하는 심판으로 유명해져서 돈을 많이 벌 거야.”

근데 엄마는 수술하지 않으면 죽어,라고 했더니 “아, 그럼 당장 받아야지.”라고 왔다 갔다 한다.

어른에게도 어려운 질문이다.


그래도 딸이 R학교를 좋아한다고 하니 그 말은 정정당당하게 게임하는 학교를 좋아하다는 뜻이니 조금 안심이 된다.


-지인들 덕분에 새로 알게 된 중국 식당에 다시 갔다.

꽃게 볶음이 인상적이었는데 아이들이 먹지를 않는다.

촌놈들…

지난번에는 여럿이 먹어 양을 짐작하지 못하고 시켰더니 양이 엄청 많아 포장을 했다.

중국 식당치고 매우 비싼 편이라 그런지 야외에 디저트 먹는 곳까지 따로 있었다.

물론 공짜.

해바라기씨, 알새우칩, 팝콘, 어떤 과자, 고구마를 주는데 고구마를 차콜에 구워 먹는 재미가 있다.

집에 가야 하는데 왓쨉에 전기가 나갔다는 소식이 올라와 마지막까지 버텨보았다.

옆 컴파운드 전기가 밤낮으로 나가더니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나 보다. ㅜㅜ


브런치 글 이미지 3


-랩, 아부라소바, [시즐러비프 2, 만두, 볶음밥 2, 볶음면 1, 누들수프(맹맛), 시금치볶음, 꽃게 핫팟…] 많이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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