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말씀 : ‘생명을 품은 열매’
복음은 생명을 요구, 입증하라, 예배. 말씀. 기도, 회심의 변질
-인플루엔자가 유행인가 보다.
아픈 사람도 많고 회복 중에 있는 사람도 많다.
다음 주 정해진 일정이 있으니 잘 챙겨 먹지 않던 비타민과 프로폴리스를 챙겨 먹는다.
-남은 원목으로 도마를 만들어 나눔 했다.
무거워서 잘 쓸지 모르겠다.
나도 가벼운 플라스틱 도마만 쓰게 된다.
-딸아이가 오레오로 브라우니를 만들었다.
제법인걸??
-모임 준비.
‘흰’에 대한 생각.
들어도 뒤돌아서면 바로 까먹고, 사실 듣고 있는 중에도 그런 것 같다.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집중하지 못하고 할 일이 생각나면 여러 번 일어나는 일도 다반사.
성인 ADHD가 의심된다.
-주일 오후는 늘어진다.
일주일 내내 온전히 쉬는 날이 없다 보니 피로가 몰려온다.
꼼짝하고 싶지 않지만 억지로 일어나 김치찌개와 닭볶음탕을 만들었다.
메인 하나로만 도시락을 쌀까 생각 중이다.
아, 월요병이 도지는구나.
-과연 일기를 쓴다고 글쓰기가 늘까?
써야 할 글이 있는데 시작도 못하겠다.
일기를 쓰다 보니 나라는 사람이 굉장히 종교적이고 신앙적인 사람으로 느껴진다.
물론 스스로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생활이란 집과 교회 그리고 작은 소모임 하나가 전부다.
그러니 자연스레 가족과 신앙에 관한 이야기가 전부일 수밖에 없다.
이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래서 하지 않았던 일을 해보자 싶었던 게 그나마 학교 행사에 참가하는 것과 봉사에 참여하는 것이었지만 이는 내 몸을 조금 고되게 하여 생각을 지우는 것에 불과했다.
금요일에 만났던 권사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돈다.
우리는 한국에서 누릴 수 있는 쇼핑, 미용, 문화센터, 도서관, 드라이브, 맛집 투어, 문화생활 등등 포기하고 사는 것들이 많다.
권사님 자신은 그런 삶 대신에 한국에서는 누릴 수 없는, 말하자면 금요일마다 길거리 사람들에게 밥을 나눠주고 좀 더 깊은 신앙생활이 가능한 이 삶을 선택하셨다고 했다.
그랬다.
내가 포기한 것들.
가끔은 이 지겨운, 그러나 누군가 보았을 때는 배부르고 한가한 소리로 들리는 이 삶에 염증이 났던 이유.
여기서 나는 뭐 하고 있는 것인가, 내 소중한 시간들에게 안타까움을 호소했던 이유.
바로 내가 포기한 것들 때문이었나 보다.
이 무료하고 단조로운 생활에서 탈출하고 싶어 스스로 곤란에 빠지곤 했던 이유가 고작 저런 것이라면.
당장에 한국에 간들, 저런 것들을 원 없이 누린들 내 시간들이 의미 있어지고 신나고 권태로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 테지.
그래, 멀리서 보아야 아름답다는 말처럼 내 모국도 그처럼 멀리 있어서 가고 싶고 아름답게 보이는지도 몰라.
그래, 그럴 거야.
-갈비탕, 샤브샤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