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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6

by 우아한 우화 Feb 07. 2025


-아이들이 학교에 간 후 밥도 먹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선크림까지 발랐는데 구글맵으로 트래픽을 확인하고 나니 갑자기 나가기 싫어졌다.

정말, 온 힘을 다 끌어모아 운동장으로 향했다.

약 40분간 걷고 집에 와 샤워하고 손발톱도 정리하고 바로 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영수증 PIN 넘버가 잘 보이지 않아 다시 뽑아 달라고 했는데 한참 후에 관리자가 오더니 이미 다 정리한 물건을 다시 꺼내 바코드를 찍어야 한다고 했다.

하….

그래, 계산하는 직원은 또 얼마나 번거롭고 힘들겠나…

제대로 된 영수증을 받고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하고 나왔다.

일광욕하는 야옹이일광욕하는 야옹이

Mall 안에 있는 자바에서 간단히 요기라도 할까 하다가 한마에서 후레쉬베리가 세일하길래 사러 갔다.

마침 점심시간이고 지쳐있었던 나는 식당에서 혼자 식사를 했다.

힘들었는지 음식이 잘 들어가지 않아 남은 걸 싸왔다.


집으로 들어서는데 커다란 물차가 길막을 하고 있다.

나보고 옆으로 가라고 하는데 차 긁으라고?

클랙슨을 누르니 컴파운드 매니저가 나와 물차보고 차를 빼라고 한다.

이미 내 뒤로 기다리고 있는 차가 3대이고 컴파운드에서 올라오는 차는 2대가 되었다.

오늘 이상하네…


집에 와 장본 것들을 정리하고 앉으니 체기가 돈다.


-남편이 눈이 빡빡하고 침침하다고 한다.

왜 그러는 줄 아냐고 했더니 모른다고 해서 나이 먹어 그런다고 알려줬다.

조금 있으면 눈물도 날 거라고 미리 일러 줬다.

그는 나이 먹으니 좋은 게 하나도 없다고 한숨이다.

어쩐지 지쳐 보이고 우울해 보이는 남편이 갑자기 사는 게 뭘까?라고 하는데 아무 말도 못 했다.

성장통처럼 사춘기를 겪듯 노화를 마주할 때도 마음의 통증을 느낀다.

인생을 유년기, 소년기, 성년기, 장년기, 갱년기, 노년기로 나누면 아직은 성년기와 장년기의 그 어디쯤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몸 따라 마음도 아프니 이것이 갱년기인가 싶기도 하고…

크느라 아프고 늙느라 아픈 우리들, 싸우지는 말자.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의 수학 정석책이 앞부분만 까맸는데 다시 공부하려고 꺼낸 ‘목적이 이끄는 삶’ 원서도 덕선이 책이랑 비슷하다.

차라리 뒷부분부터 시작하는 게 나을까 싶기도 하다.

필사를 해보려 했지만 아무래도 며칠 못 가서 때려치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래도 이번엔 부디 완독 할 수 있기를 꿈꿔본다.


-지인을 통해 한국으로 보낸 물건을 친구가 잘 받았다고 연락 왔다.

너무 미안해하는 친구에게 받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내가 들었던 말을 해주었다.

주는 것은 나의 기쁨이지만 받는 것은 좋기도 하면서 때로 부담일 때가 있다.

그런 나에게 한 사모님께서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그리고 받았다고 꼭 그 사람에게 돌려줄 필요는 없다고 말씀해

주셔서 나도 노력하고 있다.


어쨌든, 친구가 잘 받았다니 너무 좋다.

아빠가 좋다고 해주셔서 어떻게든 보내드리고 싶었는데 이렇게 보내드릴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부디 드시고 건강해지셨으면 좋겠다.


-일타투피, 제육볶음, 냉면, 훈제오리, 감사의 연어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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