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통해 생활 태도 배우기
3년간 캠핑을 다니며 나도 변화가 있었지만 아이들에게도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캠핑하면 뭐가 좋으냐고 묻는다면 이유불문 자연이 주는 '힐링'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다.
'그냥' 좋다. 숲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멋진 풍경을 보며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싶다. 캠핑은 빽빽한 아파트들 사이에서 평일 5일을 열심히 살아온 우리 가족에게 가장 좋은 휴식처가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캠핑 다니면 무엇이 좋을까?
내가 생각하는 7가지 좋은 점
1. 주도성
모든 시작은 중요하다. 캠핑을 아이와 준비하는 가정이라면 처음부터 환경 마련에 신경을 쓰면 좋다.
캠핑도 익숙하지 않던 나에게 캠핑 때마다 엄마가 온 가족의 짐을 챙기는 일은 캠핑을 좋아하게 되기보다는 수고스러운 일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차츰 캠핑에 익숙해지면서부터는 행복하게 캠핑을 다니기 위해 아이들에게 각자 가방을 준비해주고 캠핑에서 있는 동안 필요해 보이는 짐을 싸 보자고 제안했다. 내심 마음으로는 귀찮아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의 마음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캠핑 가서 뭐 하며 놀지? 뭘 챙기면 좋을까? 생각하며 기대에 차 있었다. 그 당시 둘째 5살이었으니까 어린 유아들도 충분히 자기 짐을 쌀 수 있다. 스스로 챙기는 짐 챙기기는 여러 시행착오도 있었다. 불필요하게 많은 짐을 챙기거나 반대로 깜빡하고 여벌의 옷, 속옷, 양말을 못 챙긴 날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나에게 진짜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힘이 커졌다.
2. 배려심
캠핑장은 모든 공간이 오픈되어 있다. 텐트를 친다 해도 옆 텐트 앞 텐트의 소리 모두 잘 들린다. 너무 시끄럽게 목소리를 높이거나 오디오 소리를 높여서 음악을 듣는 것이 서로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캠핑 환경을 경험하면서 따로 알려 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의 소리가 때론 남에겐 피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3. 사교성
둘째는 약간 내향적인 아이이다. 또래 친구를 좋아하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는 한다. 다만 스스로 쉽게 다가가지 못할 뿐... 그런 성향의 아이에게 캠핑장의 환경은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많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캠핑장 바로 옆 사이트에 있는 친구, 언니, 오빠들을 만나고 어울리는 환경 속에서 아이의 사교성은 차츰차츰 변화해 나갔다.
4. 관찰력
캠핑장 주변에는 각종 식물, 곤충들이 항상 함께한다. 자연물과 함께 하는 놀이가 많다 보니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4계절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계절마다 변화되는 식물, 곤충 등을 호기심을 갖고 관찰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 또한 무심코 지나가는 길에서 풀잎 한 번 더 보고, 기어가는 개미 한 번 더 관찰하며 아이들의 시선에 맞춰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뭐가 그렇게 항상 바쁜지 목적지를 향해서만 걸어가던 나의 일상에서 '여유'를 갖는 자세를 주었다.
5. 생각하는 힘
캠핑에서는 집에서 생활할 때와는 다른 환경이다. 자신이 챙겨 온 준비물로 오로지 놀고, 생활해야 한다. 그로 인해 부족했던 경험을 하며 새로운 발상을 하게 되기도 한다. 못 챙겼네? 어떻게 하지? 무엇을 만들어 볼까? 어떤 놀이를 해 볼까? 무얼 하고 놀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은 생각하는 힘, 문제 해결 능력을 스스로 배우고 터득한다.
6. 화기애애 남매 사이
남매 형제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경쟁 관계다. 많은 것을 나눠야 하고 양보해야 한다. 집에서는 서로 다투는 일도 많이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캠핑에서 만큼은 둘이 똘똘 뭉쳐서 놀이를 즐기곤 했다.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과 공간의 변화가 주는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통해 알게 되었다.
7. 책임감
캠핑에서는 집과는 다르게 다양한 식기구가 없다. 부엌으로 걸어가 바로 설거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매번 캠핑 때마다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도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각자의 별명을 새긴 밥그릇 한 개, 좋아하는 색깔로 된 물컵 한 개를 책임지고 사용한다. 물컵은 쉽게 본인들이 더러워지면 헹궈서 마시면서 책임감과 주어진 환경에 감사함을 배우고 있다.
캠핑을 하며 자연스레 하나 둘 생겨난 아이들의 생활 태도
캠핑하길 너무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