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암을 극복하는 세 가지 방법을 물으면 나는 자신 있게 다음의 세 가지를 꼽을 것이다. 앞에 이야기했던 영양제나 면역치료보다 사실은 더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식단 관리, 꾸준히 걷기, 스트레스받지 않기'라고 생각한다.
'식단 관리'는 쉬울 것 같으면서도 사실 어려운 문제이다. 한마디로 혈당을 줄이는 식사를 해야 한다. 암세포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달달한 음식, 바로 '당'이기 때문이다. 처음 암을 진단받고 이 사실을 접했을 때 거의 충격에 가까웠다. 단 걸 먹으면 암세포가 늘어난다고? 술이나 담배 같은 것들이야 당연히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지만 당뇨병 환자도 아닌데 암 환자가 혈당 관리를 해야 한다니 금시초문이었다. 암세포는 당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혈당이 높은 식사를 해서는 안되며, 먹고 나서 졸음이 쏟아지면 그건 혈당이 올라가는 식사를 한 증거라고 한다. 식사할 때 어떤 반찬을 먼저 먹느냐에 따라서도 혈당에 영향을 미치는데 먹는 순서를 식이섬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나물을 먼저 먹은 후 육류나 생선류를 먹고 가장 마지막으로 밥을 먹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고, 빠른 포만감을 준다고 한다.
같은 재료라도 조리나 가공 방법에 따라 혈당지수가 달라지는데 소화 흡수가 잘 되면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므로 정제된 탄수화물인 밀가루, 설탕, 빵, 떡, 면, 주스, 탄산음료는 피해야 한다. 반면 비정제된 탄수화물은 소화 흡수가 느리고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데 현미, 귀리, 고구마, 감자와 같은 곡물과 채소가 그런 음식이다. 붉은 고기도 암 환자에게는 좋지 않으니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멀리하고 닭고기와 오리고기, 생선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다. 비타민이 함유되어 좋다고 알려진 과일 또한 당이 많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인스턴트식품이 몸에 해롭다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알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까지 읽으면 한숨부터 나올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은 다 먹지 말라고 하니 말이다. 특히 나처럼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에게 빵을 먹지 말라는 것은 가장 지키기 힘든 부분이었다. 그렇다고 매일 샐러드와 고구마만 먹고살아야 하나? 그럴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인스턴트식품을 멀리하고 채소를 많이 먹는 것 정도로 타협하면 좋겠다. 고기를 먹는다면 숯불에 구워 먹는 것보다는 수육처럼 물에 삶아 먹는 것으로 하고, 커피를 먹어야 한다면 설탕을 뺀 아메리카노 한 잔이면 되지 않을까?
호르몬 양성 환자라면 호르몬과 관련된 음식은 더욱이 주의해야 한다. 석류, 홍삼, 갱년기 치료제와 같이 여성 호르몬이 많은 함유된 음식은 조심해야 한다. 특히 콩에 여성 호르몬이 함유되어 있어 콩 섭취를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을 제외하고 조금씩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은 괜찮다고 한다. 한편 타목시펜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유방암에 좋은 음식들로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와 같은 십자 채소, 양배추 등이 있다. 이들 식품은 유방암의 여성호르몬 수용체에 에스트로겐보다 먼저 달라붙어 약한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암세포가 더 성장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유방암의 위험을 40% 감소시킨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밖에도 유방암 환자의 식단에 대한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유튜브에 검색만 하면 영양사나 한의사와 같은 전문가들이 아주 자세히 설명해 주므로 꼭 한 번 들어보길 권한다. 그 많은 정보를 수용하고 내게 적용시키는 것이 관건이지, 정보가 없어서 식단 관리를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운동 역시 마찬가지인데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유방암 환자들에게 추천되는 운동은 걷기이다. 최소한 일주일에 네 번, 약간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해야 하는데 하루 6천 걸음 이상을 걷거나 실내 자전거 타기를 40분 이상하면 된다고 한다. 나는 진단받기 이전에 운동을 멀리하는 삶을 살았다. 걷는 걸 싫어하고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고 이동하곤 했다. 태어날 때부터 평발인 탓에 조금만 걸어도 피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을 진단받고 걷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걷다 보니 세상이 보였다. 따스한 햇살, 시원한 바람, 흔들리는 나뭇잎. 바로 자연의 속삭임이 들렸다. 걷기가 이렇게 좋은 줄 왜 미처 모르고 살았을까. 걷는다는 것은 여유를 의미하기도 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걸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실내 자전거도 장만해서 거실 한편에 두었다. 바깥을 내다보며 자전거를 타다 보면 어느새 1시간이 훌쩍 가기도 했다. 꼭 거창한 운동이 아니어도 좋다. 값비싸게 필라테스를 등록할 필요도 없다.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걷기부터 실천해보자.
마지막으로 암을 극복하는 세 번째 방법은 '스트레스받지 않기'이다.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 또한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하루아침에 성격을 개조할 수는 없으니 스트레스받는 환경을 최대한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걱정이 많고, 다른 사람을 많이 의식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 성격이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는 완벽주의적인 성격도 스트레스에 한 몫한다. 조금 적당히, 유연하게, 융통성을 발휘하고 조금씩 내려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 많은 암 환자들이 진단을 받기 전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었거나 너무 치열한 삶을 살았다고 말한다. 나 역시 그랬다. 아이가 태어난 후 늘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어린이집 사건으로 아이가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었다. 복직을 하고 나서는 늘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시달렸다. 운동도 하지 않고 인스턴트 음식을 달고 살았다. 돌이켜보면 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 반대되는 삶을 살면 되는 것이다. 전이와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내 몸의 체제를 더 이상 암세포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꾸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