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산책하기
복직을 하면서 직장에서 암 환자가 살아남는 방법은 일에 매몰되지 않고, 암 환자와 직장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거라 생각했다.
내게 주어진 일을 책임감있게 하되, 밥 먹고 10분 걷기 등과 같이 나를 지킬 수 있은 최소한의 행동을 하는 것. 바로 일상 속에서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학교에서 나만의 비밀 장소를 만들어 자연 속에서 짧은 산책을 했다. 이때 중요한 건 운동장이나, 아스팔트 땅이 아닌, 흙길을 걷는다는 것이다.
아프기 전에는 일 년에 한 두 번 올라갈까 말까했던
본관 뒤편에 있는 아담한 소공원. 복직하고 나서 이곳은 우리 학교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가 되었다.
점심 먹고 하루에 한 번 이곳에 올라 바람의 숨결을 느끼고,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고, 짧은 산책을 했다. 그 짧은 휴식이 바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나를 숨쉬게 했고, 잠시나마 나를 돌아보게 했다.
어느 날은 나뭇잎 사이로 내려오는 햇살이 마치 천사의 날개처럼 눈부시다고 느꼈고, 또 어떤 날은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이 내게 손짓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괜찮아. 잘 하고 있어..'라고.
자연 속에서 산책이 필요한 이유는 자연은 우리의 영적 연결을 강화하며, 그것이 곧 암의 근본적인 치유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가장 단순한 형태의 영적 수행은 그저 자연 속에서 조용히 걷는 것이라고 <암, 그들은 이렇게 치유되었다>에서도 밝히고 있다.
자연 속의 산책은 호흡을 느리게 하고,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하며, 마음의 고요와 평화를 가져다 준다. 그리고 아무 일이 없어도 나를 미소짓게 만든다.
카메라를 켜고, 내게 미소를 지어주니
기분이 좋아졌던 경험, 다들 있지 않을까?
모두 알겠지만 우리는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