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주문의 힘
정확히 한 달하고 5일 만에 다시 병원행이다. 금요일 아침 출근하는데 온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몸살기에 오한까지 겹쳐서 남들은 덥다고 하는 날씨에 나는 교무실에서 목도리를 두르고 옷을 몇 개나 껴입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급기야 목소리까지 변하고, 목에서는 가래가 끓고 피맛이 났다. 하루를 정신력으로 겨우 버티고 퇴근길에 다시 또 수액을 맞으러 갔다. 주말 내내 시험문제를 내야 했는데 그 상태로는 일은커녕 죽도 못 먹을 것 같았다.
병원에 도착해서 체온을 재니 38도가 넘었다. 의사 선생님이 나더러 젊은 사람이 왜 이리 자주 아프냐며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내 차트를 보시더니 '아참, 면역 저하자이셨군요!' 하며 코로나 검사를 하자고 하셨다.
맞다, 나는 병원에서 '면역저하자'로 분류되는구나.
사회 복귀를 하고 나서, 너무 멀쩡하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가끔 잊는다. 내가 아직 5년의 중증적용이 끝나지 않은 암 환자라는 것을.
요즘 보통 사람들은 코로나 증상이어도 별다른 처방이 없기에 코로나 검사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암환자는 코로나이면 팍스로비드를 먹어야 한다고 하시며, 코로나 검사를 시행했다. 다행히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고, 수액을 맞으며 긍정주문을 외우고 일부러 웃으며 사진도 찍었다. 긍정주문은 암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것도 물리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았다.
나는 건강하다.
나는 행복하다.
그러자 놀랍게도, 한숨 자고 일어나니 몸살기가 많이 사라져 있었다. 어쩌면 내 몸이 약발이 잘 듣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몸이 빨리 좋아질 수 있는 건 절반은 긍정주문의 힘 덕분이다.
요즘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는 걸 너무 실감한다.
우리는 딱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지고,
딱 마음먹은 만큼 힘들지 않다.
이번에 갑자기 몸이 아팠던 것도 전날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더니, 컨디션 저하에서 바로 몸살로 상태가 악화된 것이었다. 스트레스는 코티솔을 분비시키고, 코티솔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니 당연한 결과.
우리 몸이 마음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다시 한번 느끼며..
스트레스는 최대한 멀리하고,
긍정적인 생각은 늘 마음에 품고 살기로 다짐해 본다.
병원에서는 ‘면역저하자’로 분류되어 평범한 감기조차도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내게는 “나는 건강하다, 나는 행복하다”라는 나만의 긍정주문이 있으니까.
* 이 글은 2024. 4. 12에 쓴 글로 브런치 서랍 속에 있던 글입니다. 예전에 쓰던 글을 하나씩 꺼내어 시간 순으로 연재를 하고 있어요.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진다는 말이 지금 제 마음에 와닿네요. 우리 오늘도 행복하기로 마음먹어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