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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naine Nov 11. 2022

카페인가 스튜디오인가

스태프 간접체험

최근 카페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휴무인 월요일은 대관을 하고 있지만 매주 있는 일은 아니다. 서로의 일정이 맞아야 대관이 이루어진다.

대관이라고 하면 문을 열어준 뒤 촬영이 끝나면 문을 닫아주는 것 말고 할 일이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촬영이 끝나는 시간까지 대기한 뒤에 정리정돈을 하고 다음날 영업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관이 있는 날은 정신이 없다. 게다가 새벽까지 촬영을 하게 되면 그 주의 체력은 완전히 바닥이 난다. 쇼핑몰과 웹드라마 촬영 등은 카페에서 진행을 해봐서 지금은 처음 대관 협의를 할 때보다 약간의 노하우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큰 대형 영화는 처음이었다.


아쉽게도 이번 촬영 장소는 카페는 아니었다. 카페 바로 앞에서 영화 촬영을 진행한다고 해서 그 장소를 빌려주신 사장님께서 영화 제목과 촬영 일정을 알려주시며 그동안은 일찍 문 열고 늦게 닫아서 매출이라도 좀 늘리라고 언질을 해주셨다. 매출이고 뭐고 바로 앞에서 영화 촬영을 한다니까 설레었다. 앞 가게의 간판도 바뀌고 영화 세트장으로 변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니 너무 신기할 따름이었다. 평소에 좋아하는 배우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혹시라도 우리 카페의 커피를 마시지는 않을까 하며 어떻게 하면 홍보를 할 수 있을까 라며 즐거운 고민이 생겼다.


그리고 카페는 배우들과 감독 및 영화의 주요 스태프들의 대기실로 사용되었다. 바로 앞이 촬영장이었으니 화장실과 대기실로 적합한 공간이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배우들을 실제로 눈앞에서 보고 대화를 하니 마치 나도 그 영화의 한 부분에 일조한 것 같아서 즐거웠다. 근처에서 영화 촬영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기도 하고 언제 또 할 수 있는 경험일까 싶어 살짝 호구가 된 것 같다는 기분은 사라지고 배우들의 팬심으로 사심을 채웠다. 게다가 생각도 못한 엔딩 크레딧에도 카페 이름이 올라간다고 하니 이것 또한 신기한 경험이 될 것이다.


하필 영화 촬영이 있던 그날 다른 쇼핑몰 촬영 대관과 일정이 살짝 겹쳤지만 고맙게도 영화 촬영 현장을 같이 구경하며 양해해주셨다. 밤샘 촬영으로 스탭 간접체험을 하게 되어 정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또 한 번 체감했다. 그 많은 스태프들이 세트장을 다른 공간처럼 만들고 철거하는 작업까지 앞에서 보니 정말 고생이 많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내가 본 것은 극히 일부겠지만 영화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 들어가는 수고가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을 눈앞에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제일 쉬운 일이며 힘들기도 하다는 것도..


아직은 영화 촬영이 많이 남아있다고 들었다. 영화가 개봉해서 영화관에서 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 영화는 당연히 대박 날 듯하고 영화와 함께 카페도 대박 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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