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naine Jan 07. 2023

따듯한 바닐라라테

2022년도의 마지막날 마지막 손님이 디저트와 커피를 드시고 쟁반을 다시 가져다주시며 쇼케이스에 남은 디저트들을 다 포장해달라고 하셨다. 2022년도 마지막날 모든 디저트 솔드아웃이라니!!! 하며 신나서 포장을 해서 드렸더니 나가시다가 다시 들어오시며 커피랑 디저트가 너무너무 맛있었다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말씀하시며 나가시는 것이 아닌가. 카페를 운영한 지 1년이 되었지만 이렇게 직접 말씀해주시는 피드백이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그리고 그분이 작년의 마지막 손님이었다. 

나의 2022년은 그분 덕에 기분 좋은 마감을 할 수 있었다. 왠지 멋지고 깔끔한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작년 한 해는 잘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난 한 해의 힘들었던 일은 기억에서 삭제되며 뿌듯하고 보람 있었다는 느낌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 게다가 마지막 손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무언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스트레스받을 때나 커피 테스트하는 날이 아니면 단 커피는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새해 첫날 처음 마신 커피는 달달하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오픈준비를 해놓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며 따듯한 바닐라라테 한잔을 마셨다. 지난 며칠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수족냉증이 있는 나는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달달한 라테 한잔이 몸을 녹여주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새해 첫 커피를 달달하게 마셨으니 올해는 달달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1일 오픈을 하고 그 뒤 정기휴무와 함께 이틀을 쉬었다. 이틀을 쉬고 오픈을 하니 새로운 분들이 많이 오셨다. 근처에 몇 없는 회사들에서도 인사이동이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작년과 올해, 그리고 아마 내년에도 이 자리를 지키고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며 또 한 번 바뀐 손님들께 커피를 내어드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올해가 일주일정도 지난 지금 작년보다 자꾸 잘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느낌이 진짜가 되길 :)






이전 11화 첫번째 생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