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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Jan 04. 2025

코타키나발루 여행 20일(5)

카페 NOOK & 제셀톤 선착장

비가 그친 코타키나발루의 아침 날씨는 청명하고 맑다.
오늘 찾은 브런치 카페에는 젊은 서양인 커플들이 대부분이다.

All-day Breakfast와 토스트에 스크램블 에그를 선택하고 아이스커피 두 잔을 주문하니 커피를 먼저 가져다준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딸아이를 쳐다보니 얼굴에 만족의 미소가 번진다.
아이스커피로 차별화된 맛을 내기가 쉽지 않은데 이곳 커피가 참 맛있다.  

정갈하게 나온 음식도 양이 많지 않아 접시를 깨끗이 비우고 사진을 남긴다.


오늘은 숙소를 호텔에서 에어비앤비로 옮기는 날 체크 아웃까지 한 시간이 남아 지난밤 떠올랐던 여행 일정 조정에 대한 내 생각을 딸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쿠알라룸푸루나 싱가포르를 다녀오던지, 귀국 일정을 당겨 보는 것은 어때.”

한 동안 말이 없던 딸아이는  

“주위 섬들과 시내 곳곳을 둘러보며 일정대로 여기 있고 싶어요.”

그 말에 나는 진심으로 여행을 즐기는 딸아이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5분간 이동하자 아래층은 상가로 위층은 주거지인 건물 입구에 차를 세우고 트렁크에 실은 짐을 꺼내준다.

숙소 키는 우편함에 카톡으로 받은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숙소 열쇠가 나왔다. 

이 키가 있어야  에레베이터를 타고 숙소인 22층까지 갈 수 있다.  

숙소 문을 열고 들어 서니 반대편 거실 창을 통해 바다뷰가 시원하게 보이고 오른편으로는 욕실과 침실, 왼편으로는 작은 부엌에 또 다른 침실이 있다.
아담한 크기의 거실에는 식탁과 소파 그리고 TV 가 놓여 있다.  

여행에서 새로운 숙소를 접할 때마다 약간의 호기심과 걱정이 앞서는데 첫인상은 합격점이다.  


바다뷰가 보이는 침실을 딸아이에게 양보하고 이곳에 머물 5박 6일 동안 필요한 물건을 사려 근처 쇼핑센터로 이동하는 중 제셀톤 선착장이 나타나 먼저 구경해 보기로 했다.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 내부에 번호를 붙인 여행사 창구가 일렬로 늘어서 있고 창구마다 직원들이 앉아 티켓을 팔고 있다.  

한국인들은 많이 8번 창구로 가보니 운동모자를 눌러 선 직원이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오늘은 투어를 할 생각이 없어 가격만 확인하는데  창구 직원이 반딫불 투어 특별 할인가로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1 명에 200 링깃인데 2명에 160 링깃, 한 시간 후인 오후 2시에 투어 차량이 출발하는 조건이다.

점심식사도 하지 않았지만 가격이 너무 마음에 들어 가지고 있던 현금을 총동원해 160링깃을 지불하니 투어 티켓을 발행해 준다.  

남은 시간은 50분, 숙소로 돌아가 현금을 준비하고 마트에서 물과 먹거리를 구입해야 하니 마음이 바빠진다.  

슈퍼에서 구입한 빵과 초콜릿을 먹고 기다리고 있으니 2시가 되어 티켓을 발행했던 직원이 나타나 자신을 따라오라 한다.

길을 건너자 여행사 이름이 커다랗게 적힌 12인승 미니 버스가 우리를 태우고 시내로 들어가 5성급 호텔 앞에 차를 세우고 운전기사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여기서 투어 손님을 태우기로 했는데 손님이 안 보이는 모양이다.
차로 돌아온 기사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자 50 초반의 한국인 부부가 황급히 차에 올라 앞 좌석에 나란히 앉는다.  

대화 내용으로 보아 장소가 어긋난 모양이다. 

10분 넘게 지체하고 다음 장소인 상그리아 호텔에 도착하니 6명의 한국 여자들이 호텔 앞 승차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다.  

모두 차에 올라 출발하기 직전, 중년의 여자 승객의 다급하게 외친다.
“아 참! 내 핸드폰….”
 

이곳저곳 핸드폰을 찾더니 “쇼리”와 “미안합니다”를 외치며 잽싸게 차를 내려 숙소 안으로 사라졌고 한참 후 나타난 그녀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었다.
“침대 위에 두고 왔네.”


 
핸드폰 승객이 자리에 앉자 투어 시작 지점까지 1시간 40분 소요될 거라는 기사의 알림과 함께 차량이 속도를 내어 달리기 시작했다.  

왕복 4차선 도로를 시원하게 달린 차가 왕복 2차선 도로로 바뀌면서 속도를 줄이고 곳곳에 도로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렇게 30여분을 더 달린 차량은 간선도로로 접어들었고 우측 도로가에 접한 집 마당에 차를 세운다.  

우리 차량에서 10명, 뒤 따라온 다른 차에서 10명 모두 20명의 한국인이 자리를 잡고 앉으니 투어 시작 시간은 4시 반부터이니 식당 한쪽에는 준비된 간식거리와 음료를 필요한 사람은 가져다 먹으라 한다. 
접시에 바나나 튀김과 커피를 가져와 먹는데 바나나 튀김이 따뜻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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