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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 여행 20일(마지막 편)

귀국 & 또 다른 여행을 꿈꾸며

by 산내

호텔 체크 아웃 시간은 낮 12시 부산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출발 시간은 밤 12시 40분, 호텔에 짐을 맡기고
먼저 <CHAGEE> 구석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어제 차를 마신 딸아이에게 1+1 쿠폰이 날아와 한잔 가격으로 두 잔을 받아와 천천히 마시며 이곳을 아지트로 정하고 한 사람씩 교대로 바깥 구경을 다닌다.


Suria Sabah 1층 광장 중앙에 한국인들이 공연 준비를 한다.
덩치 큰 남자가 나와 이곳 공연을 위해 한국에서 5시간 비행기를 타고 왔다며 <강남 스타일>로 주의를 끈다.
이어지는 나이가 들어 보이는 5명의 여자들이 나와 부채춤을 추는데 뭔가 허술하고 조잡하다.


중간에 교대하고 공연을 보고 온 딸아이 역시 이 사람들의 왜 이곳까지 와서 형편없는 공연으로 한국인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지 의아해한다.
이들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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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2번째로 선택한 우리의 아지트는 스타벅스다.

옆 테이블을 차지한 중국인 부부 2쌍도 우리와 같은 처지인지 한쌍이 짐을 지키고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사이 다른 부부는 쇼핑을 하고 구경을 다녀온다.

졸음이 몰려와 잠시 눈을 붙인 후 바깥을 보니 소나기가 쏟아진다.

1시간 가까이 내린 비기 그치자 저녁을 먹기 위해 어제 보아두었던 마사지 샾으로 발길을 재촉하는데 반대편 바다 쪽을 보던 딸아이가
“비가 그치니 노을이 아름답네요.
바다 쪽으로 가서 노을을 구경하고 가면 안 될까요.”
“노을이 떠나는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나누겠다는데 안될 이유가 없지.”


어시장 옆 바다를 접한 데크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각국의 언어로 석양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사진을 찍는다.
비가 그친 서쪽 하늘에 구름이 걸려 있고 구름 사이로 붉은 석양이 지고 있는 모습이 바다에 비쳐
너무 아름답다.
한 동안 넋을 놓고 노을을 바라보다 어둠이 내려서야 마사지를 받고 근처 나시고랭 전문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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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맡겨둔 짐을 찾아 그랩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는데 그랩 기사가 자신은 <러닝 맨>을 좋아하고
김종국의 열렬한 팬이라며, 종민이, 광수, 유재석 등의 이름을 거침없이 입에 올린다.

신이 나 떠드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금방 도착한 공항, 선물까지 구입해 늘어난
수화물 무게가 마음에 걸린다.
한 사람의 한도가 15kg인데 캐리어 두 개를 올려놓으니 35kg, 눈치만 보고 있으니 아무 말이 없이 탑승권을 건네준다.


밤 11시가 가까운 시간 공항 내에는 한국 사람이 많다.
특히 수도권에 눈이 많이 내려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가 지연되었고 제주항공의
출발 시간은 새벽 5시 40분으로 변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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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부산행 비행기는 정상 시간에 출발하여 아침 6시 20분 김해 공항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이른 아침,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동남아시아에서 입국하는 승객들로 붐빈다.
청사를 나서니 택시들과 귀국하는 가족들을 태우려는 차들로 복잡하다.
한동안 쥐 죽은 듯 조용하던 국제선 청사가 제대로 활력을 찾았다.


차가 공항을 빠져나오자 낯익은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며 이번 여행이 무사히 끝이 났고
나는 또 새로운 여행에 대한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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