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2미터 강아지2-건빵이의탄생

코로나도 막지 못한 아이들의 풋사랑

by 작은별송이

2. 건빵이의 탄생



목욕을 시켜야 하는데, 어쩌지? ‘강아지 샴푸’도 없는데, 내 ‘어린이 샴푸’는 괜찮은가? 머리, 꼬리, 발바닥, 어디부터 씻기지? 물 온도는?

엄마가 원망스러워. 강아지 목욕을 내가 맡는 조건으로 길강아지와 함께 사는 걸 허락했는데, 처음 한 번은 해줄 수 있는 것 아냐?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 주기라도 해야지, 무조건 욕실에 밀어 넣으면 어떡해?


“너 목욕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돼?”


내 말 못 들었나? 왜 꼬리를 늘어뜨리며 주저앉는 거야? 가만, 날 무시하는 행동 맞지?


“못 들은 체하기냐? 목욕시키는 거 가르쳐 줘. 나 한 번도 안 해봤어.”

“이제라도 안 늦었으니, 날 보내 줘라멍.”

“나 뭐든 배우면 잘하거든! 강아지 기르는 법도 배울 거야.”

“며칠만 참으면 예쁜 강아지가 생기는데, 왜 날 못살게 구냐멍?”


작전을 바꿔야겠어. 내가 꼬리를 내리는 게 나을 것 같아.


“부탁이야. 나 네 주인 하고 싶어. 아니, 친구 하고 싶어.”


녀석이 날 빤히 쳐다보네. 내 마음이 진심인지 떠보는 느낌이야. 진심으로 보이게 미소를 살짝 짓자.


“샤워기로 아무렇게나 뿌려라멍. 너 편한 대로. 물은 미지근하게.”


와우, 작전 성공!


“참, ‘강아지 샴푸’ 없는데 괜찮아?”


녀석이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어.


“물로만 씻으면 때가 안 질 거다멍. 그러면 엄마가 싫어할 테니, 네 ‘어린이 샴푸’를 조금만 써라멍. 대신 물을 충분히 뿌려라멍.”

“좋아! 목욕 시작!”


녀석이 일어나서 내 곁으로 다가왔어. 그러고는 단정한 자세로 섰어. 갑자기 고분고분해지니까 좋으면서도 어색해.


“앗, 차거! 물 온도가 오를 때까지 기다려라멍!”


쳇, 고분고분해졌다는 거 취소다. 내가 너무 들떠서 실수했어. 보일러를 켰다고 바로 온수가 나오는 건 아닌데.


“앗, 뜨거! ‘미지근하다’라는 말 모르냐멍?”


엄살은! 이 정도면 하나도 안 뜨거운데.


“야, 네 이름은 이제부터 ‘건빵이’다.”

“건빵? 그 퍽퍽한 과자 말이냐멍?”

“‘건빵’ 아니고 ‘건빵이’! 내가 우씨니까 성을 붙일 땐 ‘우건빵’이라고 부를게.”

“우건빵이든 우식빵이든, 무슨 뜻이냐멍?”

“몰라도 돼.”

“아이쿠멍!”


내가 샤워기 물을 얼굴에 정통으로 뿌렸어. 쌤통이다.

녀석이 너무 건방져서 ‘건빵이’라 이름 지었어. ‘건방이’라고 하면 티가 확 나니까 약간의 속임수를 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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