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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두꺼비

by 가을에 선 봄 Jan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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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앉아 산 지 삼십 년 

가로, 세로 2.5, 3미터 직사각의 욕탕은 

나의 집이자 사랑방


난 날 때부터 금빛 도는 페인트 발랐지 

알몸으로 온 손님 부끄러울까 봐


정수리에 앉은 곰팡이 습기의 나이테

보는 표정 심드렁 보는 내 눈 아리송 

그래도 손님 맞으러 아가리 잔뜩 벌렸어 환영 인사


내 집 온수는 섭씨 40도 

물살 없는 방에 너를 담는다

짓무른 사타구니에 달린 찌든 때 

흩날린다 은신한다 포말 속으로


주소불명 성명불상의 2호 사타구니

뒤따라온 1호 항문에 붙었던 표피도 

애처로운 파문에 유영한다


입욕 전 앞 뒤를 깨끗하게 씻어야 합니다

지키지 않는 세신 규칙 뿌연 증기에 가려졌다


허물은 덮어야 해

내게 이어진 펌프 부유하는 찌꺼기 빨아들이고 

난 게워낸다 쏴아 쏴아 

폭포가 된 토사물 유사 청정수


모처에서 들볶이다 피신한 2호 항문이 연거푸 인면 닦는다

1호 사타구니 2호 사타구니 1호 항문이 그 얼굴에 묻는다


앞발 닳도록 등껍질 문지르면 나도 반짝이고픈 사람 될까

폐업이 코 앞인 달동네 목욕탕의 나는 두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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