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그대로인데 나만 변했다 : 다가오는 복직

by 독립단장

안녕하세요. 육아휴직 10개월 차 아빠 독립단장입니다.


육아휴직을 하고, 회사 동료들과 거리 두기를 하고 있지만 다수의 상사, 선후배, 동기들을 만날 때가 있다. 바로 회사 동료의 결혼식이다. 결혼식장, 식당에서 스쳐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과 얕고, 짧은 대화를 하게 된다. 레퍼토리로 묻는 질문은 "그래서 언제 복직해?"다. 그럴 때마다 회사에서 멀어진 생활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좋은 성과를 낸 동료, 선망하는 보직으로 이동한 동료, 해외 주재원에 나가는 동료 등 조직에서 성장하고 있는 동료들을 보면 조급함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육아휴직은 영원하지 않다. 집에서 아이들과 있다 보면 달콤한 일상만 생각하느라 잠시 망각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나는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하는 경쟁사회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인정감에 목마른 조직 문화, 내가 마음먹기 나름일까?


삶을 더욱 주체적으로 살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나는 타인으로부터의 인정감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기 시작했다.


사실 다 큰 어른들이 모인 회사지만 참 유치한 순간이 많다. 잘 쓴 보고서에 장관 또는 차관이 'Good', 'Great'이라고 쓰면 작성자와 해당 팀은 참 좋아한다. 마치 초등학교 선생님이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는 것처럼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무원의 일은 보고서로 나타낸다. 즉, 보고서가 인정받았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수행한 업무가 인정받았다는 것과 동일하다. 그렇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사로부터의 칭찬 한 마디를 위해 야근을 하고, 시간을 갈아 넣기도 한다.


조직에 들어선 어느 순간부터 상사로부터의 인정감이 전부가 되어간다. 그 인정감이 승진과 평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질적인 일의 의미보다는 인정을 받기 위한 업무를 하게 된다. 공익과 큰 뜻을 품고 공무원으로 임용되었어도, 결국 직장인에게 중요한 것은 진급과 월급인 것일까?


인정감을 위해 일하다 보면은 나 자신을 잃어버린다. 모든 기준이 타인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인정받겠다는 욕구를 버렸다. 나름대로는 본질적인 일의 의미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회가 정의하는 성공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주변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나에게 중요한 것은 주체성이기에 크게 개의치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도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이기에 주변 사람이 인정을 받고, 그에 걸맞은 보상과 주변의 부러움을 받을 때는 나도 흔들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삶의 우선순위를 알기에 순간의 감정에 그친다.


다시 복직을 하게 되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회사 업무, 조직 문화는 그대로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육아휴직을 경험하며 더욱 주체적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과거처럼 동화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직적 경험하기 전까지는 나도 나를 예측할 수 없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나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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