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만으로 이미 충분하다

by 독립단장

육아휴직을 하면 많은 계획과 다짐을 하게 된다. 커리어를 완전히 바꾸기 위한 자격증, 전문직 시험공부 부터 새벽 기상, 운동, 글쓰기 등 소위 말하는 갓생 살기까지 말이다. 나도 육아휴직을 하면서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고,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으며, 스레드 계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회사를 다닐 때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핑곗거리가 없어진 만큼 육아휴직 기간 동안 최대한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이다.


처음의 야심 찬 계획은 언제나 무너지기 마련이다. 육아를 전업으로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육아의 어려움을 과소평가할 수밖에 없다. 물론, 나도 아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공감을 하고 있었지만 직접 경험하는 것과 관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처음에는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도 있었다. 육아휴직 본연의 목적인 육아 보다 내 에너지의 대부분을 글쓰기와 콘텐츠 제작에 사용한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펼쳐진다. 당장 눈앞에 있는 육아도 잘 못하고, 장기적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내 꿈에도 집중할 수 없다. 그럴 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왜 육아휴직을 선택했는가?


육아휴직을 선택한 이유는 삶의 주체성과 우선순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먼저, 우선순위라 하면 가족이다.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하는 것의 즐거움과 가치를 알기에 그 시간을 극대화하고 싶었다. 퇴근하고 두어 시간 아이들과 노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아침을 차려주고, 일상을 함께하고 하루의 모든 일정을 함께하는 삶 말이다. 엄마가 해오는 양육의 영역을 온전히 경험하고 싶었다.


미혼인 동료들은 부럽다 하고, 아이가 있는 동료들은 힘들지 않냐고 묻는다. 육아휴직을 경험한 동료들은 힘들지만 그 소중한 시간을 잘 즐기라고 말한다. 육아는 물론 쉽지 않다. 그렇지만 거기에서 오는 행복은 경험하지 못하면 절대 알 수 없다.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아빠들은 이런 온전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큰 혜택을 받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선은 육아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처음의 과도기적인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요령이 생긴다. 그때까지 글쓰기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조금 힘을 뺐다. 그리고 익숙해진 이후에 힘을 주면 된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조금씩 꿈을 향해 나아가면 충분하다.


육아를 한다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잘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 슬럼프, 정체기를 마주할 수도 있다. 사실 성장하는 과정에서 과도기는 필수불가분한 단계다. 그 과도기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행동하는 사람만이 목표를 이루는 성공을 마주할 수 있다. 육아휴직 중에 슬럼프를 마주한다면 더 힘들 수 있다.


왜냐하면 육아휴직은 돈을 버는 기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본급이 나온다 하더라도, 여러 수당들이 제외되고 또 시간이 지나면 육아휴직 수당도 줄어든다. 돈은 없고, 꿈꾸던 일은 잘 안되고, 쉽게 자신을 비관하게 되기 쉽다. 육아를 풀타임으로 전담하는 부모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더라도 육아를 한다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육아는 결코 쉽지 않다. 육아하는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과소평가하지 말자.


그렇게 하루하루 나아가다 보면 창대한 자신을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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