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부모는 동등하지 않다.
안녕하세요. 육아휴직 10개월 차 아빠 독립단장입니다.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하루의 대부분이 되었다. 여름방학까지 시작하면서 그 시간이 더욱 극대화되다. 너무나 행복하고, 좋은 시간인데 왜 내 마음에서 여유가 사라지고, 짜증이 생길까? 직접 경험해 보니 전업주부의 어려움을 알게 된 것일까?
육아는 마음의 평정심을 잃는 순간 끝이다. 감성적으로 아이에게 짜증과 화를 내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를 재우고 나서, '내가 왜 그때 화를 내었을까? 왜 이 어린아이를 이해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올 때가 있다. 이제는 이러한 후회를 조금씩 줄여보려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만만한 게 아빠지~" 엄마의 한 마디에는 긴장하는 아이들에게 아빠의 말은 큰 효과가 없다. 지금은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만, 그동안 축적된 엄마와 아이들 사이의 더 많은 시간 때문인지 엄마의 말은 정말 잘 듣는다.
사실 나도 친근한 아빠의 역할은 좋다. 아이들과 장난도 치고, 즐겁게 노는 모습을 모든 아빠의 로망일 것이다. 그렇지만 아빠는 절대 친구가 아니다. 아이도 이것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친하게 놀아도 아빠라는 선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이를 아이에게 인지시키는 것도 결국 부모가 해야 한다.
부모로서의 권위를 유지하면서, 친근하게 아이들과 생활하는 것은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다. '나는 아이들과 동등하지 않다'라는 것을 늘 생각하면 된다. 집안의 규칙으로 정한 일을 아이가 하지 않을 때, 부모는 타협할 수 없는 존재다. 그리고 해 달라고 요청해서도 안된다. 정한 것은 해야 한다. 단호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동등하지 않은 상대와는 싸우지 않는다. 필요한 훈육을 할 뿐 아이와 감정적으로 싸우지 않는다. 싸움은 동등한 친구들 사이에서 하는 것이다. 선생님과 아이는 싸우지 않는다.
부모의 말에는 권위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늘 불편한 이야기를 할 때는 직접 눈을 보고서 이야기한다.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는데 아이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그때 화장실에서 내가 아무리 소리치고 이야기해 봐야 아이들은 듣지 않는다. 내 목소리만 맴돌고, 내 말의 권위만 없어진다. 불편하지만 아이들 앞으로 가서 눈을 보고 직접 이야기한다.
부모의 권위도 챙기며, 친근하게 노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까? 맞다. 어렵다. 그런데 부모란 원래 어렵다. 부모가 많이 생각하고, 불편할수록 아이들은 잘 성장한다.
사실 내 컨디션이 무너지만 어떤 좋은 육아론을 알고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그만큼 부모의 컨디션은 양질의 육아에 필수요소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은 행복하다. 그렇지만 행복하다고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부모도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육아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매일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노력한다. 나는 어떻게 해야 내 컨디션이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바로 운동을 한다. 그리고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잠시 육아에서 떨어져,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아실현을 하는 행복을 느낀다. 충분한 수면, 운동, 독서, 글쓰기, 건강한 식사. 이 5가지가 갖추어진 하루라면 절대 실패할 수 없다.
아이가 어리거나 맞벌이를 하는 부모라면 혼자 있는 시간을 갖지 어려울 것이다. 그러다 보면 육아의 힘듦과 부모의 컨디션 저하가 뫼비우스의 띄처럼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내 컨디션이 좋아야 육아의 질도 오른다는 생각으로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배우자에게 아이를 맡기고 나가는 미안함이 있겠지만 약간의 이기적인 생각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 그게 모두를 위하는 길이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다. 내 시간을 갖는 거 절대 이기적이지 않다. 아이를 위하고, 가족을 위하는 일이다.
출근길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해서 부모는 마음이 급한데, 아이는 느릿느릿 밥 먹고, 천천히 신발 신고, 빨리 안 오고 쭈그려 앉아 개미를 관찰하고 있으면 마음속은 불이 난다. 어른의 시간과 아이의 시간은 다를 수밖에 없다. 사실 대부분의 문제들은 30분 정도 일찍 일어나면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어른의 시간만 신경을 쓰다 보면 아이에게 어른의 시간을 따르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아이는 같은 행동을 하는데, 육아휴직을 쓰고 난 이후 나의 마음가짐은 완전히 달라졌다. 유치원 가는 길에 세잎클로버 사이에서 네잎클로버를 찾아보고, 바위 위를 올라가며, 세워진 보도블록 가장자리를 외나무다리처럼 걷는다. 평상시였으면 "아빠 출근해야 돼서, 다음에 하자"라고 말했을 텐데, 지금은 여유 있는 마음으로 기다려 줄 수 있다.
사실 어른들의 바쁜 시간이 문제지, 주변을 천천히 관찰하는 아이들의 시간은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이 또한 부모이기에 해결해야 한다. 아이의 시간을 인정해 주기 위해서는 30분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함 또는 여유 있는 일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