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사람과 돈 잘버는 사람은 비례하지 않다

by 독립단장

주요 등장인물


김 소령 : 11년째 군 생활 중. 작년에 대위에서 소령으로 진급. 군 복무 4년 차부터 자본주의에 눈을 떠, 주식, 코인, 부동산에 적극적으로 투자 중. 최근 부동산 2채를 정리하고, 목동 실거주를 선택.


안 서기관 : 행시 출신 국방부 서기관. 연수원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으나, 국방 정책 전문가가 되겠다는 소신으로 비인기 부처인 국방부를 선택. 김 소령과 카이스트 AI 대학원 석사 연수를 함께 하면서 친구가 됨.




식사를 마친 김 소령과 안 서기관은 스타벅스로 자리를 옮긴다. 점심시간에는 사람이 많아 미리 사이렌 오더를 해야 빠르게 받을 수 있다. 오늘은 날씨가 덥지 않아 산책을 조금 할 생각으로 테이크아웃을 선택한다.


김 소령은 신념과 철학을 소심탄회 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안 서기관과의 대화가 즐겁다. 둘은 아이스 라떼를 들고, 전쟁기념관까지 천천히 걸어간다.


“아 맞다. 나 이번에 이사해. 아이들 교육을 고려했을 때, 목동으로 이사 가려고. 이제 다른 부대로 옮기게 되면 주말부부 할 수밖에 없어. 이제 가족들은 나 따라서 이사 다니는 생활도 끝났어. 아이들이 좀 있으면 중학생 되고, 이제 입시에 매달리겠지?!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네.”


“나는 군인이 아니니 지방 순환근무를 안 해서 직접적으로는 몰랐지만 제수씨 이사하느라 고생 많이 했지? 아이들도 전학 다니면서 말이야. 잘 선택했다 정말. 이제 서울에 최대한 오래 있어야겠네.”


김 소령이 웃으며 대답한다.


“그래야지. 아까 말한 것처럼 진로 고민도 많이 하고 있어. 조금 웃기지? 삼십 대 중반이 되어서 진로 고민을 하고 말이야. 그런데 아직도 새로운 꿈을 이루고 싶어.”


안 서기관은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는 김 소령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한다.


“아까 말한 것처럼 나는 내 직업에 정말 만족해. 자아실현 측면에서도 그렇고 국가 안보를 위해 이바지한다는 보람감도 있지. 그런데 그건 나만 생각했을 때고, 가족들은 어떨지 잘 모르겠어. 나는 아직 공무원 아파트 살고 있거든. 아이들도 개포동에 적응하고, 대치동으로 학원도 다니고 말이야.


내가 제일 잘하는 게 공부였던 것처럼 아이들도 공부를 곧잘 해. 그러니 이제는 그 동네를 떠나기가 힘드네. 그런데 개포동 아파트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올랐어. 재건축된 신축 아파트들을 볼 때마다 미리 못 산 나를 자책하게 되더라고...”


김 소령은 묵묵히 이야기를 듣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히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특히,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 이 시기에 자산이 없었던 사람들은 큰 소외감을 경험했을 수밖에 없다. 투자는 공부 머리와는 조금 다르다. 고시 시험에 합격했다고, 투자를 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투자는 자본주의, 인간의 심리에 대한 이해와 함께 경험이 중요하다.


안 서기관은 속마음을 한 번 털어놓으니, 더욱 편하게 계속 말한다.


“나도 지금 내 연봉과 자산에 비해서 과분한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을 아는데, 아이들 교육과 연관되어 있으니 쉽게 포기를 못하겠네. 공무원 아파트는 무주택이여만 가능한데, 그냥 아이들 교육을 희생하고 내 자산에 맞는 곳으로 이사 가는 것이 맞나? 고민이 많아 요즘.


나도 솔직히 남들보다 잘하는 것 공부 밖에 없었고, 우리 아이들도 비슷할 것 같거든. 아니면 그냥 아이들 대학 갈 때까지 공무원 아파트 있어야 하나 생각도 들고 말이야. 김 소령, 자네가 지금 나라면 어떻게 하겠어?”


김 소령은 잠시 뜸을 들인다. 재테크, 투자 관련 조언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특히나 가까운 사람에게는 더 그렇다. 조언이 잘 되면 본전, 안되면 사람 마음이 조언한 사람 탓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치, 돈 거래하면 친구가 원수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도 어느 정도 자네 마음이 이해가. 공군 사관학교 4년 그리고 임관 후 4년 동안 나도 대한민국의 가장 높은 힘이 되겠다는 목표로 주어진 임무만 생각했어. 군인이 재테크, 투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했지.


어쨌든 내가 자네라면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것 같아.


첫 번째는 무주택을 유지하면서, 금융자산으로 승부를 보는 거야. 아파트 살 돈으로 주식, 코인 등에 투자를 하는 거지.


두 번째는 아파트를 사는 거야. 갈아타기를 하면서 결국 개포동이든 대치동이든 강남으로 이동하는 거지. 개포동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에서 실거주해도 되고, 개포동 구축에서 월세 살면서 다른 지역에 갭투자를 하는 거지.


기본적으로 두 가지 방안 모두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저축률을 끌어올려야겠지.


우리한테 보편적인 투자는 두 번째 방안인 부동산일 거야. 그렇지만 우선 재테크, 투자 관련 책을 먼저 많이 읽어보고, 금융자산도 한 번 공부해 봐. 주식이나 코인 말이야. 나 같은 경우에는 금융자산이 더 잘 맞았어. 물론 시행착오랑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모든 게 다 그렇잖아?!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고. 조급하면 아무것도 못하잖아. 아직 우리 정년까지 20년 이상 남았고, 지금 부자가 되나, 10년 후 되나, 20년 후 되나 뭐 큰 차이 있어?! 결국 부자가 되는 게 중요한 거잖아.”


김 소령은 진심을 다 해 말한다. 그리고 가장 주요한 한 마디를 덛붙힌다.


“부자가 되기 위해 힘들게 노력하지만 행복은 지금 당장의 자리에서 찾자 꼭. 업무에서 만족하고, 소중한 가족들이 있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 행복이잖아. 행복한 것과 부자가 되는 것을 별개로 생각하기를 바랄게.”


안 서기관은 생각이 많아 보인다.


“그래, 잘 참고할게. 조언 고마워 정말. 우선 책을 좀 읽어볼게. 그리고 종종 물어볼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조급하지 말고. 지금 잘하고 있으니!”


김 소령과 안 서기관은 국방부 청사 앞에서 헤어진다. 안 서기관은 부쩍 고민이 많아 보인다.


김 소령은 카카오톡에 들어간다. 어떤 책이 처음에 좋을까? 고민하다 김 소령은 돈의 속성, 내일의 부, 김 부장 이야기, 책 3권을 선물한다.


‘투자도 인생도 복리다. 빨리 시작하는 게 좋지만 서두르다 보면 악수를 두어 중간에 0 또는 마이너스가 생긴다. 모든 분야에서 복리효과를 누려보자.’


김 소령의 생각은 사무실 문 앞에서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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