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우나케아 여파로 아이들이 열 시까지 늘어지게 잠을 자고 아침공부를 하는 동안 나는 하와이 사는 한국인 친구와 함께 모닝커피를 마시고 kta에서 장을 보고 왔다.
친구의 아이가 오늘 개학이라서 방학 무사 종료를 축하하며 자축하는 커피타임이었다.
집에 돌아와 친구네서 가져온 칠면조 다리를 굽고 갈비양념 한 소고기 찹스테이크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마할로님 내외분과 타겟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타임을 가졌다.
와, 여기까지만 읽으면 딱 이민 생활 같다. 하지만 이제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여행에 벌써부터 일상으로의 복귀가 겁이 난다.
원래는 오늘 날씨가 좋으면 마할로님 가족과 함께 좋은 비치로 놀러 가기로 했었는데 아이들이 늦잠을 자기도 했고 나도 아침 약속이 있었던 터라 쉬기로 했다. 마할로님도 아직 만타 스노클링 때의 뱃멀미의 여파가 있으신 듯했다. 우리는 낮에 잠깐 커피타임을 가지며 아쉬움을 달래기로 해서 타겟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마침 이 근처 비타민 샵에 올 일이 있었던 친구도 와서 잠시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사실 나는 뱃멀미가 오래가는 건건지 아니면 어제의 마우나케아 여정이 힘들었던 것인지 울렁거림이 가시질 않던 차였다. 마할로님 내외분이 먼저 가셨는데 그 이후부터 갑자기 울렁거림이 더 심해졌다. 밖에서 바람을 쐬고 있는데 친구가 장을 다 봐서 나왔다. 나는 친구의 차를 타고 집에 먼저 왔다.
이후 남편은 아이들과 타겟에서 책도 보고, 얼티밋 버거에서 저녁도 해결하고, (나 더 쉬라고) 로스에서 늦게까지 쇼핑을 하다가 10시가 다 돼서야 왔다.
덕분에 저녁시간까지 잘 쉬어서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사실 이걸 아프다고 표현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심하게 통증이 있거나 한 건 아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몸이 안 좋다는 신호를 느끼고 가족들 두고 급히 집으로 돌아온 것이 처음이라, 아프긴 아픈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까워지는 동안 누구 하나 크게 아프거나 다치지 않고 가족 모두 건강하게 하와이 살기를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