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다운 김잡가 Aug 18. 2024

Day35_소원성취의 날

하와이 전복농장, 고프로, UCC, 두 가지 재회, 밤손님

코나 전복농장

작년에 전복 농장 및 소금농장, 해마농장 체험을 같은 날 했었다. 오전 시간에 연달아 세 곳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다소 힘든 투어였지 싶은데 아이들이 의외로 가장 가고싶은 곳으로 꼽는딘.

이수는 한 달 살면서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전복농장을 꼽았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곳을 방문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수는 평소에 부모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사달라고 한 적이 거의 없다.

경제관념이 조금 남다르다고 해야 하나.

엄마 아빠 돈이든 할머니 할아버지 돈이든, 친구 엄마 돈이든 상관없이 그냥 돈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튼 체험비가 얼마냐 묻긴 했지만 전복농장은 무조건 체험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는지 하네 안 하네 고민하지 않았다.

혹시 끝날 무렵 주는 전복구이가 먹고 싶은 게냐 물었지만 괜한 째림만 당했다.

체험이 재밌었다고!

이수가 하와이 와서 좀 달라진 것이 있다면 가지고 싶은 것은 갖고 싶다고 말을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가지고 싶은 것을 말하라고 해놓고 엄마가 골라주는 모양새로 흘러간 적이 많아 일찌감치 포기했나 싶기도 해서 미안하다.


나는 어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렸다. 움직이며 어패류 양식장의 진한 바다 짠내를 맡는 것보단 바깥바람을 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바깥에는 파란 전복 푸드트럭과 몇 개의 간이 좌석이 있다.

파란 하늘과 참 잘 어울린다. 아이들이 원하면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 참이었다.


아이들은 체험 내내 즐거워했다고 한다.

작년에 들은 내용이지만 지루해하지 않고 잘 들었나 보다.


조금 황당한 것은 아이들이 오키나와 특산품인 우미부도(바다포도)를 좋아한다는 거다. 작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우미부도를 사서 먹었는데 이 맛은 아니었다.

전복 트럭에서의 점심식사는 원하지 않았다. 체험하며 맛본 것으로 족했나 보다.

이것으로 이수의 소원데이는 미션 클리어.


고프로와 선불카드 구입

엊그제 와서 못 샀던 고프로와 코나 커피 앤 티 카드,

두꺼운 종이를 계산해서 들고 나오면 교환소에서 제품과 카드를 교환할 수 있다.

아기 가오리, 돌고래를 만나니 눈에 마음에 새긴 것 만으로는  아쉬움이 크니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라도 담아보자 싶어 바로 구매결정.

이것으로 남편의 소원성취 클리어?


이준이가 꼭 다시 오고 싶었다는 UCC 커피농장

UCC는 이준이의 소원성취를 위해 온 곳인데 잠자리에 들며 실토한다. 사실 엄마가 좋아할 것 같아서였다고. 커피아이스크림을 먹고 싶긴 했지만 소원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토록 마음 따뜻한 아들이 있음에 감사했다.

UCC 매장 안쪽에 시음용 커피가 여러 종류 있는데, 나는 산미를 싫어하는데도 산미가 있는 커피가 가장 맛있었다.

아이들의 아이스크림과 나의 라떼. 행복한 시간의 시작이다.


UCC의 장점은 바로 커피농장이 붙어있어 누구든 들어가 커피나무를 구경하고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거다. 이준이는 이 커피 수확을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마침 날씨까지 좋아서 맘껏 커피농장을 즐길 수 있었다.

카페인만 제때 충전되면 기쁜 나의 소원성취인가...

어쨌든 아들의 소원성취도 클리어.


아이들의 또 다른 소원, 놀이터에서 즐거운 시간은 잠시 보냈다.


두 가지 재회

베이다는 뉴저지로 여행을 갔다.

마지막 만남 때 수영복을 놓고 가서 우리가 집에 갖다주고 가주기로 했다. 가는 길에 2024년의 여름휴가 중 반을 할애하여 애정이 담긴 알로하 시어터에  들렀다.

마지막주에 사정이 있어 나오지 못했던 록산느 선생님과 재회할 수 있었다. 여전히 사랑 가득히 안아주는 그녀, 내년에도 보자고 한다. I LOVE IT, I WANT IT!


극장 주차장에 있는 커다란 망고나무에 망고가 주렁주렁 달렸지만 떨어지는 것을 줍는 것 외에는 우리가 맛볼 기회가 없다. 마침 아직 새 밥이 되지 않은 망고가 있어서 까먹었다.

우리는 베이다네 집으로 갔다.

지난번 베이다를 데려다줄 때 그녀와 강아지를 부르던 것이 생각나 힘껏 불러보았다.

브루저~ 컴 히얼 보이~

사람 좋아하는 덩치 큰 순둥이는 달려 나와 꼬리를 흔들어준다. 이녀석도 우리와의 재회가 반가웠는지 옆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베이다 엄마에게 브루저가 달려나오는 영상과 사진을 보내줬다.


밤손님

마할로님이 카페 회원들에게 줄 선물을 두 개의 캐리어에 가득 싣고 방문하셨다.

아마도 그분이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가 계속 성장하는 이유가 이 꾸러미에 있는 것 같다. 나도 받아봐서 알지만, 선물 자체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닌 일일이 사서 한국으로 보내는 정성에 더 의의를 두게 된다.


마할로님은 아이들이 생일선물로 골랐던 셔츠를 입고 오셨는데 아이들이 알아보고 너무 신나 했다.


한국에 가져갈 짐이 생기니 진짜 얼마 안 남았구나 하는 생각에 더 열심히 놀아보기로 다짐하게 된다.


내일은 내 소원성취 하러 가자!


이전 04화 Day34_사춘기 가오리, 파란 도넛 트럭, 친구 초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