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다운 김잡가 Sep 08. 2024

천천히 코나스럽게_에필로그

아이들의 하와이 41일은 어땠을까

이수 이야기

이수는 초등학교 4학년, 만 10세 끼와 흥이 많은 딸이다.

42개월, 남들은 미운 네 살이라지만 이수는 네 살 때 미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 때 하와이에 와서 예쁜짓을 많이 했는데 이수에겐 기억이 가물가물 한 것 같다. 종종 사진을 보면서 진지하게 그 때를 회상한다.


하와이 여행이 세 번째인 이수는 하와이에서 살고싶다고 했다. 한국 친구들이 하와이에 놀러올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하는 말이었다.

하와이의 자연을 특히 바다를 사랑하고, 스노클링 하는 것을 즐겼다. 때로는 깊은 바다의 위엄 앞에 겁을 내기도 하고 큰 물고기나 성게를 보고 무서워하긴 했지만 그마저도 이젠 덤덤해져다. 그저 좋기만 하다고.

생전 무엇을 사달라고 조르는 법이 없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유독 갖고싶은 것 먹고싶은 것을 척척 말했다. 덕분에 아빠도 기꺼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 주었다.


이수는 하와이의 뮤지컬캠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여행기간의 반을 뮤지컬 캠프 친구들과 보냈기 때문에 그 추억이 깊이 새겨진 듯 하다.


이준이 이야기

이준이는 초등학교 3학년 만 8세 사랑스럽고 재치있는 아이다.

첫 하와이 21개월짜리 아기였을 때의 기억은 아무 것도 없지만 사진을 보며 그때의 감정과 기억을 떠올리려고 애쓰는 모습이 참 귀엽다.


세 번째 하와이 여행은 이준이에게 아주 깊은 감명을 준 것 같다.

매일 즐겁게 놀고난 후 반 강제적으로 쓴 일기들이지만 쓰는 순간 만큼은 진심을 담았던 것 같다.

다시 여행을 가도 하와이로 가고 싶다고 한다.

이준이는 꼬마시인이다.

이수가 소설이나 산문류를 잘 쓴다면 이준이는 그야말로 풍류시인이다. 자유로운 영혼인 것이 느껴진다.


40박 41일 하와이 이야기를 마치며...

아이들에게 기록을 위해 하와이 여행에 대해 물었지만 나는 그 대답을 지금 당장 듣지 않기로 했다.

이미 아이들의 기록 속에, 사진 속에 그 행복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과거를 회상하듯 말을 해 버리면 그 행복도 과거로 묻혀버릴 것만 같아서. 아직 뜨겁게 하와이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의 그 살아있는 기억 속 행복을 만끽하길 바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