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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다운 김잡가 Sep 07. 2024

Day41_집으로 가는 길

다시 일상으로 날아갑니다

원상복구

일단, 깨끗하게 정돈된 상태였던 처음 집 사진을 들여다보며 최대한 그렇게 되돌려 놓았다.

침대를 벽에 붙여 썼다.

거실은 카펫을 걷어내고 바닥생활을 했다.

각종 침구 대신 우리 수건을 사용하고 전날 빨아 건조해두었다.

콘도에 있던 수건은 싹 빨아 건조해 예쁘게 개켜두었고 주방 조리도구와 식기류는 세척을 완료해 건조되도록 두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깨웠다. 평소보다 고요한 아침이었다. 일상으로 복귀하기 싫은 초등학생 둘은 벌써 우울모드다.

하와이의 하늘도 우리가 가는 걸 아는 건지 눈물을 흘려준다.


공항 가는 길

고요한 차 안에 심상찮은 숨소리가 들린다.

뒤돌아보니 아들이 울상이다. 그걸 알아채고 왜 그러냐고 묻는 순간 숨죽여 흐느낄 필요가 없어졌다 생각했는지 엉엉 운다.


비 오는 길을 달려 공항에 도착해 남편이 렌터카를 반납하고 오는 동안 주내선 체크인을 했다.

평일 비 오는 아침 8시의 공항은 한산했다.


발목 잡는 하와이

하와이가 가는 이의 발목을 붙든다.

1시 5분 출발에서 2시 10분으로 딜레이 되고 2시 10분 출발에서 2시 50분으로 딜레이 되었다. 그렇게 우리를 붙잡는 하와이에게 안녕을 고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아침으로 준비한 샌드위치를 브런치로 먹었다. 기다리는 동안 오아후의 하늘은 쾌청했다.

아, 가기 싫게...


알로하 오 에

아이들은 기다리는 동안 아쉽지만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많이 진정되었다.

하와이 조크 북을 사고 먹어보고 싶던 젤리를 사니 아이들이 밝아진다. 이토록 단순 명료한 녀석들을 사랑할 수밖에.

코로나가 다시 퍼진다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친정 아빠-처음부터 사람 많은 데 가지 말라며 많은 걱정을 하셨고 귀국 비행기 타러 간다고 전화드리니 40박 41일 중 가장 밝은 표정으로 영상통화에 응해주심- 안심용으로 무려 KF94 마스크도 샀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브레이크타임이라며 간식을 갖고 앉은 직원과 이 저런 이야기를 나눈 나는 역시나 슈퍼 파워 빅 E인가 보다.


이제 정말 하와이와 헤어질 시간, 알로하 오에 준비 완로.


타임머신, 출발합니다

8월 21일 하와이 시간 오후 2시 50분.

9시간을 날아간다.

하와이는 8월 21일  밤 11시 50분이지만 한국은 19시간 뒤인 8월 22일 오후 6시 50분이다.

이토록 실감 나는 타임머신 놀이가 있을까.


하와이 맑은 하늘을 뒤로하고 그윽한 한국 하늘을 마주한다.

우리는 난기류로 시끌한 요즘 치고는 비교적 안정적인 비행을 했고 친한 이웃언니가 나와준 덕분에 한 번에 짐을 집으로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일상으로 복귀되었다.


짐도 많고 피곤도 하지만 잠을 청했다.

내일, 개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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