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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Jan 05. 2024

벡터맨 베어의 야율융서는 고려를 정복할 수 있을까?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요즘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고려거란전쟁인데요. 대하드라마 특유의 장대함과 이전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전쟁의 디테일이 정말 감명 깊더군요. 요즘 워낙 인기가 좋은지 KBS 연기대상은 고려거란전쟁이 상을 전부 휩쓸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눈에 보인 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고려 거란의 황제 야율융서인데요.



고려거란전쟁


지구 용사 벡터맨 1기



 야율융서는 거란의 요나라 6대 황제로 거란의 전성기를 이끈 성군이라고 알려져 있었죠. 그런데 야율융서 배역을 맡은 인물이 어딘가 익숙해 보였는데요.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것 같습니다. 벡터맨 베어 역할을 맡으셨던 김혁 배우님이었는데요. 벡터맨 베어는 히어로들 중에서 힘이 가장 강하고 유도와 레슬링을 통하여 그 힘을 뽐낸다고 하죠. 그래서 이런 잡생각을 해봤습니다. 야율융서가 벡터맨 베어의 힘을 가진 야율 베어라면 고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야율융서


벡터맨 베어





거란군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을 것이며, 매 전투에서 고려군이 불리했을 것.








 우선 곰의 힘부터 알아야겠죠? 곰의 힘은 당연히 사람보다 강합니다. 곰 중에서도 힘이 강한 그리즐리 베어를 기준으로 한다면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리즐리 베어는 사람의 5배 정도 달하는 힘을 가졌다고 합니다만 이보다 더 강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힘의 척도라고 볼 수 있는 3대 운동(벤치프레스, 스쿼트, 데드리프트)을 시킬 수 없기 때문에 힘을 측량할 수 없겠지만 혹시나 곰의 힘을 가지고 있다면 3대 2500kg 이상 가능할 수도 있겠군요. 곰의 힘을 가진 남자라면 최소 5명이 붙어야 힘으로 상대가 될 것 같습니다. 또한 곰은 한 손으로 300kg의 먹이를 들춰서 확인할 정도로 힘이 강합니다. 곰이 가진 긴 발톱과 앞발의 압도적인 힘 덕분에 똑같이 5배의 힘을 가진 고릴라도 곰에게는 이길 수 없다고 하죠. 곰과 육탄전을 해서 이길 수 있는 동물은 거대 초식류(코끼리, 코뿔소 등)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오죠. 이는 비록 추측이지만, 결론적으로 거란군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전쟁에서 황제의 출전 만으로도 군사들에게 엄청난 사기를 부여하는데요. 그런데 그 황제가 선봉장에 앞서서 혼자서 5-6명의 군사들을 종이처럼 날려버리면 어떨까요? 저라면 그 황제를 믿고 더 열심히 싸움에 임할 것 같습니다. 사기만큼은 하늘을 찌를 것 같은데, 요나라의 군사가 당시 동아시아 최강의 군대임을 생각한다면 고려군은 지금보다 훨씬 더 전투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최초의 전투인 흥화진 전투에서도 함락되었을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야율 베어는 굶주림에도 나름 강했을 것이며 보급이 조금 지연되어도 유리했을 것.






 곰은 엄청난 식성을 필요로 합니다만 먹을 것이 없는 겨울철에는 겨울잠을 선택하면서 칼로리 소모를 극단적으로 줄입니다. 그래서 별다른 칼로리 섭취 없이도 겨울을 이겨내는 것이죠. 심지어 곰은 근 손실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놀라운 점인데요. 곰은 단백질 산물인 아미노산 대사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Pdk4와 Serpin F1이라는 유전자가 발달되어 있어 아미노산 대사가 활성화되었다고 학자들은 추측하는데요. 결론은 아미노산 대사의 최적화 덕분에 끊임없이 아미노산을 활성화시켜 근육에 공급하게 되는데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아도 근 손실이 오지 않습니다.



 야율 베어는 보급이 조금 지연되어도 그전에 먹어둔 음식량이 충분하다면 그 기근을 충분히 버텼을 것입니다. 보급이 조금 늦어져도 괜찮았을 것이죠. 다만, 이는 본인만 해당되는 장점이기 때문에 군사들의 보급까지 영향을 주지는 못했을 것 같네요. 야율 베어의 몫이 군사들에게 조금 더 가는 정도일 테니까요. 하지만 밥을 먹지 않고도 버텨내는 본인의 리더를 보며 많은 군사들은 감명을 받았을 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장기전은 매우 불리할 것으로 보이지만요.




야율 베어가 있는 한 매복도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다.







 곰이 가진 큰 무기 중 하나는 힘 외에도 후각이 있습니다. 육상에 사는 동물들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후각이 뛰어나다고 합니다.(개인적으론 후각으로 1등은 코끼리 같아요.) 곰은 1km 떨어진 통조림 냄새를 맡을 수도 있다고 하며 지하 1m에 숨은 곤충이나 풀냄새도 맡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수 킬로미터가 떨어진 곳에서도 냄새를 맡을 정도의 예민한 후각을 가져 강아지보다 7배가 더 예민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를 어디에 쓸 수 있을까요? 바로 매복이죠. 고려거란전쟁에서의 키워드는 매복과 기습공격인데요. 산이 많고 골짜기가 많은 한반도 지형에서 매복은 떼어낼 수 없는 공격 전략이죠. 고려군은 이를 이용하여 추후 거란군에게 엄청난 타격을 입히는데요. 그런데 이를 사전에 알아차릴 수 있다면 굉장한 이점을 가지겠죠. 야율 베어는 분명 엄청난 후각을 가지고 수 킬로미터가 떨어진 곳에서 적의 매복을 사전에 알아차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고려군의 매복 공격은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며 고려군이 오히려 역공을 당하여 큰 피해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고려를 함락시키기는 어려웠을 것.





 야율 베어가 이끄는 거란군은 고려군과의 전투에서 실제 역사보다 더 많은 승리를 쟁취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거란군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개경을 진격했기 때문에 장기전은 매우 불리한 건 변함없습니다. 비록 야율 베어가 압도적인 힘, 그리고 굶주림에 강하고 매복을 사전에 알아차려도 전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죠. 처음에는 거란군이 압도적으로 휘몰아쳐 고려를 궁지로 몰겠지만 시간이 점차 지날수록 거란군의 보급이 막혀 결국은 후퇴하는 결말은 비슷할 것 같습니다. 다만, 고려군이 입을 피해는 지금보다 더 할 것으로 보이네요. 



 그런데 만약 야율 베어가 송나라나 다른 유목 민족이 있는 쪽으로 가게 된다면 얘기는 조금 달라질 것 같습니다. 한반도는 산이 가로막고 있어 요새와 같은 반면, 송나라 쪽은 드넓은 평야로 되어 있어서 거란의 기병이 공격하기 쉬울 테니까요. 야율 베어의 엄청난 무쌍이 군사들의 사기를 높여 결국 송나라를 엄청난 위험에 빠트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유목 민족은 순수 전투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야율 베어의 무쌍과 그 위엄에 제대로 전투하기도 전에 많은 유목 부족들이 항복할 것 같네요. 비록 고려를 정벌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다른 평야를 끼고 있는 국가들은 더 쉽게 정벌하여 더 큰 나라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마치며




고려는 정복하지 못해도 송나라는 위험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야율 베어가 이끌 거란에 대해 상상하였습니다. 야율 베어가 이끄는 거란이라면 사기가 엄청날 것이고 야율 베어는 굶주림에도 강할 것이며 매복도 사전에 알아차려 수많은 전투에서 이익을 취하여 고려와의 전투에서 유리함을 가져갔을 것입니다. 다만 한반도의 험준한 지형과 보급 때문에 장기전은 불리하여 결국 고려를 항복시키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고려거란전쟁은 결국 고려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많은 피해를 보게 되죠. 전쟁은 역시 무섭고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인 건 맞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전쟁, 그리고 중동 전쟁이 하루빨리 마무리되어 다시 평화의 시대가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쓸데없는 상상을 해본 삼삼한 수의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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