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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Feb 17. 2024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팰월드 도로롱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요즘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을 아시나요? 바로 팰월드인데요. 팰월드는 몬스터인 팰(Pal)을 사냥하여 유저의 펫으로 만들수 있으며 팰을 이용하여 사냥도 하고 일도 시킬 수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팰을 방패로 삼을 수 있는 게임인데요. 전반적으로 포켓몬스터가 생각나는 게임인데 자신의 팰을 방패로 쓴다든지 폭탄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요소는 상당히 웃기면서도 슬픈 요소도 같이 들어가 있습니다. 팰월드는 유명 유튜버뿐만 아니라 유명 프로게이머도 주목하고 있어서 그 인기가 계속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팰월드를 잠깐 했고 사양 문제 때문에 오래 하지는 못했는데 아기자기한 팰이라는 요소와 서바이벌, 그리고 MMORPG 등의 모든 요소들이 조금씩 섞여 있어서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팰월드에서 가장 귀엽다고 알려진 도로롱(Lamball)에 대해 분석하고자 합니다. 도로롱은 팰월드에서 가장 처음 발견할 수 있는 3마리 팰 중 하나로 양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상냥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리고 이동할 때 종종 구르는(?) 모습도 보여주어 유저들의 웃음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과연 도로롱은 어떤 특징을 가진 양일까요?



도로롱



Faker도 하는 팰월드 / 출처 : T1 유튜브









도로롱은 발레 블랙노즈 양일 것이다.






 도로롱의 모티브가 양이니 우선 양이라고 가정하고 분석할게요. 도로롱은 흰 털과 검은색 몸을 가졌고 뿔이 있는 양으로 묘사가 되어 있는데요. 검은색 몸을 가졌고 흰 털이 있는 양은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으나, 가장 대표적으로는 서포크 양이 있습니다. 서포크 양은 영국이 원산지이며 몸이 검은색이고 털은 흰색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육되는 다른 양들에 비해 상당히 크고 육중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양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서포크양은 뿔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도로롱은 서포크 종은 아닐 것으로 보이는데요.



 뿔을 가지고 검은색 몸과 흰 털을 가질만한 양은 노포크 혼(Norfolk horn), 스코티시 블랙페이스(Scottish blackface), 발레 블랙노즈(Valais blacknose) 등이 있습니다. 다만 노포크 혼은 뿔이 너무 크고 다른 양들에 비해 개체 수가 별로 없고 스코티시 블랙페이스는 코 부분이 약간 흰색으로 되어 있어서 도로롱과 어울리지 않는데요. 남은 건 발레 블랙노즈가 있는데요. 발레 블랙노즈는 얼굴과 발은 검은색에 나머지 부분은 흰색으로 되어 있어서 도로롱과 유사하며 나선형 뿔도 가지고 있어서 도로롱과 가장 유사한 양 품종입니다. 심지어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양이라고 손꼽히는 양이라고 불리며 스위스가 원산지라고 합니다. 


스코티시 블랙페이스(좌), 노포크 혼(우) / 출처 : 위키피디아






발레 블랙노즈




도로롱은 1살 미만의 어린 양이다.






 종마다 분명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양의 뿔은 6개월에서 1살 정도 뿔이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암컷의 경우 자라지 않는 경우도 있고 어떤 품종의 수컷은 2개월에도 자라기도 하니 개체 차이는 분명 존재합니다. 어쨌거나 이 뿔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뿔이 길어지며 큰 뿔을 가진 양은 나이에 따라 나이테가 새겨지듯 반지 모양(Annulus)의 무늬가 새겨지기도 하는데요. 보통 이런 반지 모양은 주로 특정 계절이나 짝짓기 시즌에 생기며 나이가 들수록 많아져서 양의 나이를 추적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출처 : Dall Sheep Guide to Judging Sheep Horns Under the Full-Curl Regulation





그런데 도로롱의 경우 이러한 뿔이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도로롱은 이제 막 발달하기 시작한 어린 양으로 보이며 나이가 많아도 1살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도로롱이 조금 더 성장하게 된다면 뿔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이네요.



뿔이 나선형으로 되어 있는 발레 블랙노즈



도로롱이 크면 뿔이 저렇게 바뀌지 않을까...? / 출처 : 본인







도로롱은 밤시야가 매우 어두울 것이다.








 도로롱의 특징은 검은자(동공)이 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는다는 점인데요. 동공은 빛이 들어오는 양을 조절해 주어 어두울 때는 동공을 크게 해주어 빛을 많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고 밝은 곳에서는 빛이 많이 들어오면 눈부심이 있을 수 있으니 동공을 작게 해주어 빛을 적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줍니다. 카메라 조리개 같은 역할이죠. 그 외에도 흥분했거나 하는 상황이 있을 경우에는 동공이 커지기도 합니다. 이를 조절해 주는 것이 홍채이며 자율신경계이고 주로 교감신경입니다. 만약 이 자율신경계가 어떤 원인에 의해 손상이 된다면(목 옆의 외상, 뇌종양 등) 동공이 축소되는 현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임상적으로는 주로 한쪽에만 생기며 이러한 현상을 호너증후군이라고 합니다.




호너증후군의 특징은 한쪽 눈의 동공이 매우 작다. / 출처 : Vettimes





 도로롱은 동공이 너무 작아 안구로 빛이 잘 들어오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빛이 충분한 낮에는 괜찮으나 밤이 되면 도로롱은 밤에 시야가 매우 어두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도로롱에게는 밤에는 일을 시키지 않고 휴식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도로롱은 어쩌면 자율 신경계에 선천적인 이상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밤에는 도로롱에게 일 안 시키는 것이 나을 듯.









도로롱은 다리가 짧아 굴러다니는 것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도로롱을 사냥하다 보면 도로롱이 굴러다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이는 도로롱의 기동력이 부족하여 도로롱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양은 순간 시속이 48km/h에 달할 정도로 생각보다 굉장히 민첩합니다. 손흥민 선수가 36km/h로 달리는 것을 생각하면 양은 사람보다는 빠른 편이죠. 그런데 도로롱의 경우 다리가 너무 짧아 절대로 이런 속도는 안 나올 것 같습니다. 몸에 비해 다리가 굉장히 짧을뿐더러 몸집에 비해 털은 너무 풍성하고 땅에 닿는 발의 면적은 넓으니 말이죠. 육상에서는 민첩하게 달리기는 어려운 신체적 구조를 도로롱은 불행히도 가졌습니다. 그래서 도로롱이 선택한 방법이 바로 구르기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구르는 것으로 기동력은 어느 정도 확보가 되었을지는 몰라도 방향 전환이 쉽지 않을 텐데... 구르는 것으로 포식자를 따돌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군요.





도로롱을 사냥하다 보면 저렇게 굴러다닌다.








마치며






 지금까지 도로롱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도로롱은 발레레 블랙노즈 양일 것이며 도로롱은 1살 미만의 어린 양일 것이며 동공이 작아 밤시야가 매우 어두울 것이고 다리가 짧아 굴러다니는 걸 선택했을 것입니다. 현재 가장 뜨거운 게임인 팰월드, 과연 팰월드는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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