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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ttingham Castle Oct 21. 2022

Epilogue

Daily Luxury, Forever Poor!

이 글을 시작할 무렵에는 여전히 코로나 19로 힘든 나날들을 보내는 사람들과 회사가 많았다. 그에 반해 해외 명품을 주로 취급하는 필자의 회사는 2022년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펜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서 선후배들과 만들어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있다.


패션 회사에 입사 후 10여 년 동안 선배를 따라다니면서 경주마처럼 달리다가 회사의 성장 속도가 줄어들던 무렵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배의 선배가 전수했던 방식은 언제까지 통할까?

이 길이 맞나?

조금 더 잘 통하는 방법은 없을까?


실제로 회사가 매년 2배씩 성장하던 시기에는 스타플레이어도 많이 배출되었고, 일부는 임원도 되었지만, 예전과 달리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미래에 대한 염려가 싹트기 시작했다.

이러한 걱정은 대리를 벗어나고 과장이 되니 더욱 가중되었다. 마치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던 어느 나라가 경주의 선두에 서고 나서 겪는 성장통이랄까?


그래 속도보다는 방향이라고 했지!

링컨도 나무 베는 1시간이 주어지면

45분은 도끼를 연마하는데 쓴다고 했지!!

10년 동안 대학에서 배운 거 많이 우려먹었다!!!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공부를 더 하기로 결심할 당시 나를 지배하던 생각들이었다.


대학원 과정을 알아보던 중 국내에는 내 직무에 꼭 맞는 학교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결국 패션의 본고장 영국으로 향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며 굳이 그 나이에 유학을 가야겠냐고 설득하는 주변인들이 훨씬 많았지만, 영국행을 결정하게 된 것은 사실 후배의 한마디가 영향이 컸다.

그는 패션회사를 그만두고 홀연히 유럽의 유명 요리학교에서 공부하고 지금은 한남동에서 오너 셰프로 일하고 있다.


선배, 요리학교에서 배운 요리들 사실 한국에서 주방 보조로 일하면서 몇 번씩 다 만들어 본 음식들이거든요, 그런데 이걸 학문하고 연결하고 나니까, 자신감이 생기고 응용도 가능해졌어요


결국 나는 나이 40에 IELTS (영국 및 영연방 국가 진학 및 이민에 필요한 영어 시험)를 보고, 학교를 알아보고 영국의 중부 도시 노팅엄으로 향하게 되었다.

런던이 아니라 노팅엄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필자가 졸업한 학교는 실무에 가장 도움이 되는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으며 Burberry, Selfridges (영국의 유명 백화점) 출신 등 현업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교수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Sir Paul Smith의 모교라서 Paul Smith 임원들이 특강도 오곤 했다.


가끔 경영/경제/심리 관련 책을 읽다 보면 석/박사 출신 저자들이 논문을 먼저 발표하고, 그 논문의 내용을 대중들이 알기 쉽게 책으로도 출간하곤 한다.


브런치에 연재한 글들도 필자가 2018-2019년 Luxury Fashion Brand Management 석사 과정을 우수하게(?) 마치면서 제출한 논문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모쪼록 패션과 유통 그리고 럭셔리의 근원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내용이었기를... 마지막으로 여러 채널에서 구독하며, 응원해 준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Photo43 https://www.ntu.ac.uk/study-and-courses/courses/our-facilities/newton-arkw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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