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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ttingham Castle Jul 08. 2022

VUCA 시대의 럭셔리 비즈니스

INTRO#1

  전부터 패션업계의 주된 관심사는 「세계 경제의 변동성, 불확실성  변화에 대한 대처」이다. 1) 

이는 비단 패션업계에만 속한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VUCA – Volatility(변동성), Uncertainty(불확실성), Complexity(복잡성), Ambiguity(모호함)  - 를 4차 산업 시대의 시대정신이라고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뷰카 VUCA의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미국과 구 소련의 냉전 시대가 종식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복잡해진 사회를 설명하기 위해 1987년 미 육군 참모대학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30년도 훨씬 전부터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변화무쌍하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심지어 모호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이제 패션업계는 이전과는 다르게 신속하게 디지털을 중심에 놓고, 보다 빠르게 움직여야만 한다. 사실 패션은 업의 특성상 만져 보고, 걸쳐 보고 신어 봐야 한다. 이런 이유로 패션 산업에 디지털이란 느릿느릿 딴청 피우면서 하는 ‘하기 싫은 숙제’ 같은 존재였다.


예를 들어 지금은 LVMH 그룹부터 대다수 자사 이커머스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럭셔리가 이커머스 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 등을 변명처럼 늘어놓곤 했다.

이커머스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고 MZ 세대를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고 이 자리에서 이커머스를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커머스는 고객의 구매를 돕는 하나의 유통 경로이지 럭셔리 패션의 본질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필자는 이커머스 전문가도 아니다. 그러니까 이커머스 비즈니스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커머스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시라!!


다시 본론으로 돌아 가면, 앞서 언급한 경제의 불확실한 상항과 몇몇의 위기 가운데서도 럭셔리 산업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필자가 럭셔리 패션 산업에 발을 들여놓은 2008년부터 리먼 브라더스 사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스,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지만 럭셔리 산업은 그 여파가 한결 덜했다.


실제로 필자가 속한 회사는 이 글을 쓰고 있는 무렵인 2022년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팬데믹으로 해외여행 등이 제한되면서 럭셔리의 소비가 해외나 면세점이 아닌 국내 백화점과 온라인 몰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본질을 이야기하기로 했으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강타한 2019-2021 이전부터 다시 럭셔리 산업이 건강한 성장을 이루어 왔는지 다시 살펴보자.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베인 앤 컴퍼니 Bain&Company가 발간한 럭셔리의 미래 The Future of Luxury에 의하면 코로나 위기 이전 지난 10년 간 글로벌 럭셔리 산업의 총합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

붉은색(Retail)의 막대그래프는 럭셔리 산업의 자국 내 매출과 비중을 의미하고 회색(Wholesale)은 자국 외매출과 비중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지난 10년 간 글로벌 럭셔리의 증가는 럭셔리의 본진인 유럽 내의 판매 증가라기보다는 럭셔리를 선호하는 신흥 개발 국가와 증가하는 관광객에 의존한 것이다.


실제로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뷔통 매장을 가 보면 파리나 유럽 현지인보다는 아시아인이 훨씬 많고, 한국인도 꽤 많은데 심지어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그룹과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그룹도 한 층에서 동시에 만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루이뷔통, 버버리, 디올 등은 프랑스나 영국 등 현지 가격이 한국보다 통상 25-30% 정도 저렴한데 환율과 Tax free까지 고려하면 조금 더 차이가 벌어진다. 뒤에서 따로 다루겠지만 글로벌 럭셔리가 아시아 국가에서 판매되는 가격 구조(환율, 관세, 로컬 매장 운영 비용 등)도 원인 중 하나이다.


이러한 까닭에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고객들은 종종 직구로 눈을 돌리고 마크업 mark-up대한 이해가 부족한 기자들이 종종 ‘호갱님’ 관련 기사를 쏟아내기도 한다. 짐작하는 대로 럭셔리 산업의 큰 손은 중국인이다. 이미 여러 보고서에서 조만간 중국 본토 Mainland China에서 발생하는 럭셔리 매출이 유럽의 중국인 관광객 Chinese tourist에 의한 럭셔리 매출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앞서 언급한 파리 샹젤리제의 루이뷔통 매장은 그 비싼 땅에 그 큰 매장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수도 있다.


1) BOF, 2018. The State of Fashion 2019. Available at: https://www.mckinsey.com/~/media/McKinsey/Industries/Retail/Our%20Insights/The%20State%20of%20Fashion%202019%20A%20year%20of%20awakening/The-State-of-Fashion-2019-vF.ashx [Accessed December 30, 2019].

2) D’Arpizio, C., Levato, F., Prete, F., et al., 2019. The Future of Luxury: A Look into Tomorrow to Understand Today. Available at:

https://www.bain.com/ko/insights/luxury-goods-worldwide-market-study-fall-winter-2018/

[Accessed July 8, 2022].

Photo2. https://sparksuccess.com/adapting-in-our-vuca-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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