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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ttingham Castle Jul 09. 2022

Made in Italy but…

INTRO#2

다시 한 번, 식을 줄 모르는 럭셔리의 열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분명 경기의 부침이 있을 때는 상류층도 부동산이나 금융 자산의 변동이 있을 텐데 왜 럭셔리의 소비와 열기가 식지 않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크게는 남들과는 다르게 보이고 싶은 과시적 소비 conspicuous consumption와 럭셔리가 주는 쾌락적 즐거움 hedonic pleasure으로 나눠 볼 수 있다.1) 쾌락적 즐거움은 단순히 탕진에 대한 즐거움이라기보다는 해당 재화나 서비스가 주는 디자인과 소재 그리고 분위기의 차별적인 즐거움을 의미한다.


럭셔리를 선호하는 고객들의 이유가 어찌 되었든 럭셔리에 대한 그 열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럭셔리의 본질을 꿰뚫은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는 자국의 고객이 줄어들자 그에 대한 타계책으로 일찌감치 신흥 시장에 투자를 해 왔다.


말이 나온 김에 시장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은 크게는 2가지, 작게는 3가지로 분류되는데 직접 진출해서 지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Direct operation 형태와 해당 국가에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어서 진행하는 Wholesale 형태 그리고 소규모 도매로 판매하여 해당 국가에 편집샵 Multi-brand shop 형태로 운영하는 방식이 있다.

한국을 예로 들면, 흔히들 알고 있는 루이뷔통 코리아, 구찌 코리아, 버버리 코리아 등이 직접 진출한 형태이고, 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 한섬 등과 프랜차이즈 계약으로 진출한 경우가 두 번째에 해당된다. 또한 신세계그룹의 유명한 편집매장인 Boontheshop이 그 마지막에 해당된다.


한편, 럭셔리 업계의 최대 고민은 기존 고객은 점차 나이가 들고(때로는 돌아가신다), 신규 고객은 유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첩한 브랜드들은 새로운(솔직히 젊은) 고객을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구찌가 스트리트 패션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을 선보이고, 루이비통이 Supreme과 협업을 하고 버버리가 20년 만에 로고와 상징적인 모노그램을 손 본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2)


또한 수많은 브랜드들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려고 소셜 미디어나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과 운영에 많은 마케팅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3)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명제처럼 이러한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에 대한 투자는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것에 치우친 나머지 일부 럭셔리 브랜드는 그 환상을 잃어가고 있고, 기존 고객들은 실망한 나머지 하나둘씩 떠나는 형국이다.4)


일례로 럭셔리 슈즈의 패션 매거진 지면 광고나 소셜 미디어의 광고를 보면 이태리 남부의 어느 유서 깊은 마을에서 장인이 골무를 손에 끼고 정성스레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만들고 마지막에 불도장으로 ‘Made in Italy’를 찍고 있는 이미지를 주로 담는다. 그러나 현실은 이태리의 어느 한 마을에서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태리 관리자의 감독 아래 기계로 일사불란하게 만들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Made in Italy but Made by Chinese라는 말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그나마 이태리 태생 브랜드를 이태리에서 생산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봐줄 만하다. 해당 상품의 주요 원자재 생산국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해외생산을 주저 없이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막은 원가 절감이 목표이고 많은 마진을 남기려고 하는 것인데, ZARA나 H&M 같은 패스트 패션 fast fashion이라면 모를까 럭셔리 브랜드가 비용 때문에 원산지 County of Origin와 헤리티지 Heritage가 주는 무형의 자산을 회계장부와 바꾸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이라고 볼 수 없다. 기존 고객들은 하나 둘 떠나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럭셔리는 금전적 가치 뒤에 있는 그 무엇이다.


다시 말해, 럭셔리 고객이 가지고 있는 과시적 소비 conspicuous consumption와 쾌락적 즐거움 hedonic pleasure을 기업 운영의 효율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이러한 럭셔리에 대한 잘못된 접근을 가지고 회사의 성장과 수익에 눈이 멀어 럭셔리 소비의 신흥 국가들에 의존하면서 점점 그 환상을 잃어가는 것이 지금의 대다수 프리미엄급 브랜드들이 처한 현실이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승자와 패자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럭셔리 소비의 신흥 국가들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 럭셔리 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에 투자하고 스트리트 패션 등 새로운 트렌드를 좇아가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제3 국에서 생산 offshoring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럭셔리 본연의 역사와 위상과 헤리티지를 지키기 위해 업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것이 지금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1) Hudders, L., 2012. Why the devil wears Prada: Consumers’ purchase motives for luxuries. Journal of Brand Management, 19 (7), 609-622.

2) Milnes, H., 2018. How streetwear infiltrated luxury fashion. [Accessed January 22, 2019].

Sebra, M., 2018. Burberry Has a New Logo. Available at: https://www.gq.com/story/new-burberry-logo-riccardo-tisci [Accessed January 22, 2019].

Whelan, J., 2019. The Revolution Will Not Be Serifised: Why Every Luxury Brand’s Logo Looks the Same. Available at: https://www.businessoffashion.com/articles/opinion/the-revolution-will-not-be-serifised-why-every-luxury-brands-logo-looks-the-same-burberry-balmain-balenciaga [Accessed January 30, 2019].   

3) Gallagher, K., 2017. Luxury fashion brands shift budgets to digital. Available at: https://www.businessinsider.com/luxury-fashion-brands-shift-budgets-to-digital-2017-6 [Accessed January 22, 2019].

Zaczkiewicz, A., 2019. Retro, Logo and Streetwear to Maintain Market Strength This Year. Available at: https://wwd.com/business-news/retail/hali-report-1202955157/[Accessed January 22, 2019].

4) Kapferer, J., 2014b. The future of luxury: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The Journal of Brand Management, 21 (9), 716-726.

Hassan, S., Husić-Mehmedović, M., and Duverger, P., 2015. Retaining the allure of luxury brands during an economic downturn. Journal of Fashion Marketing and Management, 19 (4), 416-429.


Photo3. https://www.designlimitededition.com/exquisite-craftsmanship-luxury-br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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