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아마존 생존기
아마존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6개월 차.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지 자체 결산을 해보도록 하겠다. 새해도 밝았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새 아이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마존 프로 계정을 만들어 매달 $39.99씩 결제가 된다. 이 유료 계정을 만들어야 아마존에서 판매를 시작할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게다가 단순히 계정만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고, 미국 계좌가 있어야 해서 페이오니아를 통한 가상계좌 개설의 단계도 거쳐야 했다.
페이오니아 가상계좌 개설 - 아마존 프로 계정 생성
아직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도중이었으나 미국의 아마존 FBA(Fulfillment By Amazon) 창고로 보내기 위해서는 계정이 필요했으므로 미리미리 만들었다. 배송보내야 하는데 계정이 없어 중국 공장에 무기한 보관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의 중국 거래처는 워낙 전 세계적으로 계약 물량이 넘쳐나는 인기 있는 공장이었다. 늦어도 아마존 창고에 6월엔 입고시키고자 했기에 빠르게 계약서를 썼다. 알리바바를 통해 샘플을 수령했고, 이어서 이메일로 연락을 시작하였으며, 추후에는 위챗으로 넘어가 실시간으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 컨택 - 계약서 작성 - 예약금 입금 - 생산 시작 - FDA 테스팅 - 생산 완료 - QC - 대금 입금
알리바바 내의 결제 시스템을 통해서 실제 생산에 필요한 계약금 (전체 생산비용의 30%)을 카드 결제했다. (새삼 알리바바 시스템의 편의성에 감탄했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인내심이었다. 앞서 밝혔듯, 우리의 중국 거래처는 꽤 신뢰도 높은 공장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계약 물량이 넘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3월 말에 계약을 완료하고 4월 초순에 생산에 들어갔으나 제품 생산까지 약 한 달 반이 소요되었다.
우리의 중국 거래처는 EXW*만 하는 곳이었다. 거래처에서 우리가 직접 물건을 가져와 미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중국 공장에 직접 가서 QC도 하고, 포워딩 업체와 대면미팅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EXW란? Ex Works, 공장 인도조건을 뜻한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것이다 보니 이미 경험이 있는 업체를 찾고 싶었다. 거기에 '아마존 FBA' 경험이 있는 업체가 절실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유튜브에서 미국의 한인 창고 업체에 대해 홍보 아닌 홍보를 하는 아마존 셀러 유튜버를 발견하게 된다. 유레카! 어차피 아마존 FBA 창고만이 아니라 외부 창고도 사용하고 싶었기에 그 한인 창고 업체에 연락했다.
창고 회사 사장님은 아주 친절하셨다. 이런저런 업무 연락을 주고받다가 중국에 있는 FBA 전문 포워딩 업체 연락처까지 넘겨주셨다. 이렇게 인연이 닿을 줄이야!
두드리니 열리고, 엮이게 되더라.
아마존 내의 브랜드 등록에 장렬히 실패하고야 말았다. (아마존 FBA 브랜드 등록 실패 - 링크)
이에 실패하고 나니 '브랜드 페이지'를 만들 수가 없었고, 마케팅 플랜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영문 상세 페이지를 제작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 어필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카피라이팅에 진심인 한 달이었다.
우리의 제품이 아마존 FBA 창고에 무사히 도착했다. (아마존 FBA 입고 - 첫 주문의 기쁨 - 링크)
첫 달은 아주 지지부진했다. 입고되자마자 세일이 겹쳐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면서 자연히 순위가 무지막지하게 밀리게 되고 (BSR - Best Seller Ranking) 또 자연스레 트래픽이 낮아졌다. 그래서 정말 갖가지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Off Amazon :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제품을 어필할 수 있을만한 영상을 만들고, 타겟팅을 섬세히 해서 고객의 관심을 유도했다. 광고를 할 때에는 하루 2만 원 선으로 약 일주일간 집행했다.
On Amazon : 아마존 내 광고
Manual 광고와 Auto 광고를 열심히 진행했다. 키워드 잡는 데에 아주 집착했달까?
광고비의 압박이 시작되었다. (아마존 FBA 광고 - 버는 족족 광고비로 나갈 때 - 링크)
이렇게 판매를 하다 보면 점차 늘겠지 하며 지나간 6개월. 하루에 2~3개 정도 나갔는데, 그보다 광고비가 더 나갔다. 이러다 보니 오히려 마이너스인 판국. 이렇게 더 지나다 보면 재고 처분 전에 통장 잔고가 동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 사이에 별점을 23개나 받았고, 4.9/5를 달성했으며, Amazon Hot Release와 Amazon's Choice에 오르기까지 했다.
아마존 내에는 청산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제품을 도매 청산인에게 보내 재고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굳이 왜 청산을 하느냐고? 아마존 FBA를 이용하려면 창고에 입고시켜야 하고, 그러면 아마존 창고비가 계속 나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반기에는 창고비가 더 비싸다는 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청산 프로그램을 신청하기엔 뭔가 아까웠다. 겨우 5~10% 건지는 게 무슨 의미가 싶었다. 어차피 이제 와서 들인 돈 회수하기엔 글렀고 (ㅠㅠ), 경험이나 더 쌓아보자 싶어서 파격 세일을 시작했다. 그것도 무려 50%!
참 신기하게도 그렇게 파격 세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흑자 전환이 시작되었다. 광고비 지출보다 순수익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말씀~ 이걸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2021년 마무리가 아닐까.
벌써 2022년 새해가 밝았네요. 작년 1월 초순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6월 아마존 창고에 입고하기까지 수많은 결정과 실행이 있었습니다. 6월부터 12월까지는 판매, 마케팅에 열을 올리느라 뜨거웠던 반년이 아니었나 싶네요.
열심히 살아온 2021년이었다고 자평합니다. 이제는 2022년의 막을 열며 어떠한 아이템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지 제 스스로도 긴장되면서 기대도 됩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 주세요.
온라인 비즈니스엔 관심도 없던 (전) 국제협력 연구원이 어떻게 '미국 아마존'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는지는 지난 포스팅도 모두 읽어주세요!
아마존 FBA를 시작한 2021년을 돌아봅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