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사는 게 불편하지 않냐?
좋은 점이 더 많은걸요.
지인들이나 친척들에게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가,
엄마도 이제 안 계시는데
집 팔고 도시로 나와라.
아파트로 이사와!
하물며 친언니들도 이야기한다.
작은언니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가, 형부 돌아가신 후
혼자서 농사지을 자신이 없는지
집이며 논과 밭을 정리해서
도시로 나와 살고 있다.
너무 좋다고 하였다.
농사를 짓지 않아 좋으며,
겨울이면 난방걱정도,
필요한 물건이 생기면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수고스러움도
없다며, 나에게
농사도 짓지도 않는데
불편하게 살지 말고 나와라!
자주 이야기한다.
농촌에 살면 불편함이 많다.
우리 동네는 도시가스가
아니기에 연탄. 기름. 화목보일러로
난방을 해야 한다.
우리 집은 기름으로 난방을 하기에
겨울에는 목돈이 들어간다.
기름값이 오르면 당연히
보일러기름값도 비싸진다.
30년 전에 리모델링했지만,
외풍이 심하기에 보일러를
열심히 돌려도 뜨끈하지가 않다.
요즘 나의 소원은 단열이 잘 되는
집으로 다시 짓고 싶다.
음식배달이 잘 되지 않고,
주문하면 가지러 가야 하는
불편함이 번번이 생긴다.
다양한 음식점들이 없어서
집밥을 강제로(!) 먹어야 된다.
(좋은 것 같기도 하네)
편의시설이 많이 없어 불편함이
있고 교통도 불편하다.
텃세도 분명 존재한다.
나이 많은 분들이 사는 시골이라
그 들의 오지랖과 고착된 생각들이
섭섭하게 들릴 때도 있고
화가 슬며시 올라올 때도 있다.
나 또한 그렇게 나이 들어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정보홍수의 시대이지만, 정보력이
약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가 사는 곳은
조그마한 면(面)이긴 하지만
학교시설이 있고, 병원도 몇 군데
있으며, 편의시설도 조금 있기에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진 못한다.
시골인심이 예전 같진 않지만,
어릴 때부터 뵌 분들이기에
묵은정이 있다.
바깥공기가 상쾌하며,
(물론 봄. 가을 거름냄새는
매년 맡아도 익숙하지가 않다)
날씨가 좋을 때마다
보이는 별들과 마당 한편에 있는
나무들과 채소들을 심어 키우는
재미를 포기할 수가 없다.
태어나보니 시골이었고,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스며든
시골생활이 나에겐 조금 일찍
시작한 것뿐이다.
'천천히, 조금 늦게'의 삶이
이제 나의 나이에 맞춰진 것이다.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뒤처져있어도
나는 시골생활이 좋다.
겨울이라 지금은 빈 공간! 나이가 더 들어 병원을
자주 가야 되고,
마당의 풀 뽑는 것도 힘이 들어
못하게 된다면
그때는 도시로 나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벽에 본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