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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윤별경 Nov 27. 2023

왜 그런 날 있잖아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내가 콜 포비아(Call Phobia)인가?

오늘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간밤에 비가 살짝 왔는지 마당이

살짝 젖어있고 하늘이 흐려있었다.

혼자 드라이브 갈까? 가까운 미술관

검색하니 월요일은 휴관이다.

한방마을에 가볼까? 검색하니

여기도 월요일 휴무다.

에구 월요일 휴무인 데가 많구나.

검색하다 보니 피로감이 느껴져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가만히 있다 보니 시간을 헛되이

쓰는 것 같아 죄지은 기분이었다.


강아지들 목욕시키고 나니

전화가 울린다.

외숙모!

부담감이 생겨 전화를

받지 않았다.

외숙모는 월요일마다 전화를 하신다.

나의 휴무일을 아시기에, 매주는

아니지만 2주에 한 번씩 전화를 하신다.


어릴 때부터 엄마의 껌딱지인

나를 보아온 당신이기에,

아마도 엄마 없는 내가

철부지로 보여 걱정하셔서

전화를 자주 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숙모는 전화를 하시면

한 시간 내로 끊는 법이 없

통화내용도 들으면 중요한 내용이

없고 일상의 이야기다.

외삼촌 흉보셨다가, 외사촌들

살아가는 이야기, 우리 언니들 안부,

우리 가족안부, 그리고 끝내는

엄마 이야기로 어간다.


엄마는 외숙모에게 한없이 좋은

시누이였다.

시아버지를 모시고, 꼴통의 시누이에

어린 시동생을 자식처럼 키워온

숙모여서 엄만 항상 외숙모를

좋아라 하셨고 친 형제보다 더

아껴주셨다.

그런 시누이를 만나 외숙모와

엄마는 둘도 없는 자매였었다.

엄마 이야기와 추억이야기 하시며

우시는 걸로 전화를 끝을 내신다.


나는 전화가 불편한 사람이다.

예전부터 전화는 간단명료하게

끝을 내었고, 전화보다는 메시지가

편한 사람이긴 했다.


예전 직장상사인 분이

본인의 생각이 관철될 때까지

끊임없이 전화하고, 문자폭탄을

번갈아 가며 하셨다. 새벽까지!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했다.

그런 일이 나에게  년 동안

생겼었고, 다른 데로 가시면서

나의 전화테러는 끝이 나긴 했었다.

왜 단칼에 못 끊냐고? 가족들이

이야기하였지만

윗 상사분들이라 난 거절을 하지

못하고 이야기들을 들어주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전화가 두렵다.

문자나 카톡이 편한 나는 누구를

만나는 것도 약간 두려워할지도 모른다.


며칠 전엔 미리 외숙모에게

전화를 했었다.

월요일 전화하실까 봐 미리 

전화 드리는 게 편할 것 같았다.

일하는 중이라 오래 통화도 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방법(?)이기도 했다.

어른에게 먼저 안부전화하지 못한

미안함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전화가 오셔서 일단

받지 않았으나 무슨 일 생겼나?

전화를 다시 하기로 했다

전화 걸기 전에 꿀꺽 침 한번 삼키고

웃는 얼굴로 장착시키고,

전화를 누른다. 소리가 나더니

외숙모 목소리가 들린다.

하이톤으로

"숙모! 추운데 어찌 지내셨어요?"

한겨울 잘자라고 마늘에부직포 덮고 있었다.
여기서 보니 우리집이 보이네.마이스터고등학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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