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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윤별경 Oct 27. 2024

연극이 끝나고 난 뒤

3막이 시작됩니다~

[대문사진 : 정년이]


요즘 드라마'정년이'

본방사수 중이다.

'정년이'

네이버 웹툰을 먼저 보게 되었고

드라마로 만든다기에

'정년이'역은 누굴까?

궁금했었.


 '미스터선샤인'드라마를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되어,

김태리배우의 연기에

푹 빠져버렸다.




나의 꿈은 연극배우였다.

시골에서 살고, 시골학교를

꿈을 향해 무던히도

애를 쓰고 살았었다.


중학교 다녔을 때

대구에 있는 여고를

가겠노라고 부모님과 오빠에게

이야기를 했었다.

 

부모님께서는

대구에 있는 학교를 보내기

어렵다고 하다.

우리 집 형편에

대구에서 학교를 가게 되면

분명히 돈이 많이 들 거라는

예상을 했기 때문이다.


어깨가 축 처진 나에게

이제 갓 공무원이 된 오빠는


'걱정 말고 가라. 오빠가

무슨 일 있어도 보내줄게.

너 대학교까지 보내줄 테니,

걱정 말고 대구로 가라.

우리 집에 대학교 나온 사람

한 명은 있어야 되지 않겠나?'


항상 공부의 목마름이 있

오빠의 부탁에 부모님께서

대구로 내주기로 허락해

주셨다. 물론 난 그 여고가

연극반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었다. 연극배우가

꿈이라는 걸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중학교 3학년 초에는

부모님과 오빠는

외갓집에 가서

내가 고등학교를 외갓집에서

다닐 수 있외삼촌, 외숙모

부탁과 비용을 지불하기로

약속을 하다.


오빠외사촌 언니와

외사촌 언니가 다니고 있  

학교에 가서 사전답사를

였고, 난 오빠 몰래 연극반

살짝 구경을 하고 왔었다.

그리고 그 학교를 가기 위해

중학교1학년부터

공부를 열심히 고 있었다.

나의 꿈이 현실로 만들기 위해.



7살. 처음으로

연극공연을 보았던 그날을

나는 또렷이 기억한다.


을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어스름한 저녁.

큰언니와 작은언니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강가에는

코스모스와 이름 모를 꽃들이

예뻐 보였고, 언니들에게 종알종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언니야! 엄마가 돈 준거 맞제?"


"그래. 500원 줬다. 걱정 마라

연극 볼 돈 내고 남으면 엄마가

맛있는 거 사 먹어도 된다캤다."


국민학교입학할  입을

미리 사둔 하얀 블라우스

엄마가 만들어 주신

체크무늬 치마, 흰 타이즈에

빨간 구두를 신고

큰 다리밑 천막에 연극 보러

총총 걸어갔다.

천막 안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우린 앉을자리가 없어

서 있어야 했다.

 

이윽고 막이 오르고,

짙게 화장을 한 배우들이

"춘향전"을 하기 시작했는데

1시간 넘는 시간을 빠져들었.

심장이 벌렁거리고,

머리가 계속 쭈뼛거리며

그 순간만큼은 연기자들과

나 혼자만의 공간이 있는듯한

황홀한 착각의 순간이었다.


이런느낌이지 않았을까?

 년 동안 가을에 한번 공연을

올 때면 제일 먼저 달려갔다.


어느 순간 공연은 오지 않고

집집마다 t.v가 설치되어

드라마가 인기가 많았지만,

내가 보는 유일한 프로는

명절마다 보는 마당놀이였다.


중학 들어와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나의 소설을 본 친구는

'이걸로 우리 학교축제 때

연극해 보자'

제안을 하였고, 친구들과

연극의 막을 올리기도 했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의 반응이 좋아

중학교 때 연극공연을

몇 차례 하게 되면서

나의 꿈은 서서히 현실이

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중 3 가을.

오빠 교통사고를 당했다.

보험에 들지 않은 가난한

상대차 때문에, 조금의 돈을

받아 합의를 해야 했다.

오빠는 생. 사를 오가는

대 수술 몇 번해야 했고,

아버진 1년 넘는 오빠병원비를

감당하느라, 동분서주 뛰어다녀야

했으며 엄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살려달라며 눈물의 병간호를

하였기에, 막내의 고등학교

진학은 생각을 못하셨고,

나 스스로 결정해야 했다.


오빠의 사고도 마음 아팠지만,

대구로의 진학은 갈 수 없었기에

열흘간 제대로 먹지를 못 하였고

현실에 울면서 아파하고 있었다.


어쩌면 난 알고 있었다.

나의 꿈은 꿈으로만

묻어두어야 한다는 것을.




정년이라는 드라마를 보며

흙감자인 정년이게서

뽀송한 감자인 정년이

잘 성장하였듯

비록 나의 꿈은 꿈이 되었지만,


나의 인생을 잘 꾸려가는

한 편의 연극처럼

내 인생의 3막을 열어봐야지......

자! 이제

3막의 공연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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