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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먹고 물장구치던 어린시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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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빛나는 윤별경
Nov 10. 2024
좋은 아이.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내가 다녔던 국민학교는
역사가 꽤나 깊다.
올해
111
년 되는 학교이다.
아버지와 오빠. 언니 둘. 나
그리고 나의 아들까지
졸업하였다.
봄이 되면 사생대회가 있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나는
방학숙제에
그림 그리기 있으면
엄마가 살짝 도와주기도 했지만
밖으로 나가서 그림을 그리면
오로지 나 혼자 그려야 했기에
그 시간은 죽을 맛이었다.
그래도 조금 잘하는 게 있다면
백일장에 나가는 거였다.
몇 명의 친구가 뽑혀
강당에 가서 백일장 도전을
하면, 최우수상이나
장원
에
뽑히면 어깨가 으쓱하기도 했다.
가을이 되면
가을운동회가 있었다
.
운
동회가 열리면 마을잔치였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2
천명되는
학생들과 부모님들, 장사꾼들까지
인산인해였고, 엄마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학부모모임이
되며, 서로 자기 자식들의 자랑과
은근한 질투의 눈치들이
오고 갔었다.
남자어른들은 모여 그 자리가
술판으로 이어졌고, 형님. 동생으로
이어지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골골거린 난
운동회가 재미없었
고
,
특히 달리기는 자신 없었다.
뛰었다 하면 꼴찌였다.
어느 해
군대에서 휴가 나온 오빠가
운동회
구경 왔었다.
배가 아프다는 핑계로 달리기를
참석하지
않
은 나였다.
도시락을 사 온 부모님과
오빠가 있는 자리를 찾아서 가니
"니는 달리기 안 하나?"
오빠의 말에
배가 아프다고 하니
,
엄마가 옆에서
"꼴찌 할까 봐
미리
겁먹고
안
뛰
는 기다"
오빠는 웃으며,
"다음부터 거꾸로 달리라.
그러면
니
가
1등이다"
네이버사진입니다
내가다녔던 국민학교
고학년이 되면 으레
여자아이들은 부채춤.
남자아이들은 차전놀이였다.
5학년부터
부채춤
을 연습하였고
선배들과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
를
하였다.
6학년
때
부채춤
준비하면서
,
예쁘게 화장을 하고
한복을 입으며, 부채에 맞춰
춤을 추었고
중간에서 춤을
추었던
난
학
부모님들
이
나
에게
잘했어
라고
하
는듯하여 뿌듯하기도 했다
.
국민학교 3학년
나의 짝꿍은
민규였다.
항상 1등을 하는
아이였다.
새하얀 피부
를
가진
아이는
시
골아이 같지 않았고,
무엇이든 모범적인 아이였다.
말할 때도 조곤조곤하며,
발표도
곧
잘 하는
아이였다.
짝꿍이었지만 난 그 아이가
불편하였다.
말수가 적었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
아이여서 불편했다.
어느 날 나에게
"너 참 예쁘다. 긴 머리를
매
일
다르게 묶어서 다니네
.
머리카락 한 번만 만져봐도 돼?"
너무 놀란 난
"응
?
으응"
나의 머리카락을 살짝 만져본
그 아이는 더 이상 나에게
말을 하지 않았고, 가끔 내가
지우개나 칼을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주기도 하였다.
그 아이는 아무 생각 없이
지냈겠지만,
난
그 아이가
계속
신경
이
쓰였고
,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학년이 올라가도,
다
른 반이 되었어도
,
신경 쓰이는 건
마
찬 가지였다.
11월
달이 되면
고학년들은 체험학습시간이
자주
있었
다.
노동의 시간이었다.
산에 올라가서 난로에 들어갈
솔방울을 따야 했다.
남자아이들은 큰 가마포대 한 자루,
여자아이들은 비닐포대 한 자루.
솔방울
줍거나
따서
포대기에 넣어
선생님께
검
사를 받고 O.K사인을
받아야만
하산을 하였다.
5학년 학교뒷산에서 솔방울을
따는
체험학습
시간이었다.
어릴적 겨울은 더 추웠던 기억이
운동신경이 좋았던 아이들은
일찌감치 한 자루를 만들어
학교로 돌아갔지만,
난 그러지를 못했다.
산에서 떨어진 솔방울을
이리저리
헤매
면서
주웠지만,
가득 차지 못했다.
친구들 몇 명이 보여 그 앞으로 가니
다른 반이었던
민규도 보였다.
민규는 많이 모자란 듯했다.
"민규야! 내 거 줄까?"
"넌 어떡하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금방 주우면 되겠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
민규에게 가득 부어주고 나니
난 반이상의 솔방울을 주
워
야 했다.
솔방울을 줍다가 미끄러져
다리를 다쳤는데
,
민규는
다친
나를
보고
도
아무렇지 않은 듯
선
생님께
솔방울검사만 받고
내려가버리는 걸 보게 되었다.
다른 친구들이
아
픈 나를
발견하여
선생님과 친구들
부축받으며
학교로 돌아왔다.
다친 나를 보고 가버린
민규가 너무 미워, 그
아이와
더 이상 말도 하지 않았고,
복도에서 만나게 되어도
모른 척 지나게 되었다.
그다음 해에도
,
중학교에서도
,
솔방울을
줍는
시간이 있었지만
난
그 시간이
너무 싫었다.
너 그때 내가 다쳤을 때
왜 모른척했니?
다쳤다고 선생님께 한마디만
해 주었더라면
덜
아팠을텐데.
내가
너를
좋은 아이라고
오랫동안 기억했을 텐데~
keyword
솔방울
Brunch Book
진달래먹고 물장구치던 어린시절에.
03
연극이 끝나고 난 뒤
04
방물장수와 엄마.
05
좋은 아이.
06
차창너머 서울.
07
동구밖 과수원길.
진달래먹고 물장구치던 어린시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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