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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립 Jul 05. 2022

검사를 받으면  ADHD인지 바로 알 수 있는 건가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경험하고 쓴 성인 ADHD 이야기

이번 시간부터 몇 회에 걸쳐 성인 ADHD 진단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겠습니다.


@. 성인 ADHD는 어떻게 진단을 받게 되나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상담을 통해 DSM-5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의 진단 기준에 충족할 경우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이 진단 기준에 따르면 주의력 저하와 관련한 9개 증상 항목 중에서 5개 항목(소아는 6개 항목)에 해당할 경우 주의력결핍 우세형의 ADHD가 진단되고 과잉행동-충동성과 관련한 9개의 증상 항목 중에서 5개 항목에(소아는 6개 항목)에 해당할 경우 과잉행동/충동 우세형의 ADHD가 진단됩니다.  두 가지 유형 모두 5개 항목에 충족할 경우 복합형 ADHD로 진단하게 됩니다.

 (DSM-5 진단 기준은 내용이 길어서 별도로 첨부하겠습니다.)


의사의 판단을 돕기 위해 내담자가 시행하는 설문 검사는 K-ASRS, K- AARS이 대표적입니다. DSM-5 진단 기준과 유사한 항목들을 스스로 해당되는지 체크하는 검사입니다.  이와 같은 자기 보고식 검사는 스스로 ADHD라고 생각하고 오실 경우 쉽게 ADHD 진단이 나오는 과진단 문제가 있습니다.

(의사가 구조화된 양식의 질문을 통해 진단하는 DIVA-5와 같은 검사도 있습니다)


그래서 심층적인 상담을 통해 아동기에도 ADHD 증상이 있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현재 호소하는 증상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지검사를 시행합니다. 안타깝게도 세계적으로 아직 성인 ADHD에서 충분히 표준화되고 검증된 인지검사가 없어서 현재 시행되는 검사만으로 진단을 하기에는 여러 제한점이 있습니다. 소규모 성인 집단에서 표준화된 점수가 제시된 검사는 CAT라는 주의력 위주의 집행기능 검사인데 국내 병의원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인지검사입니다.


@. 인지검사인  CAT는 어떤 검사인가요?


비언어 자극인 몇 가지 소리(청각)나 도형(시각)을 제시해서 주의력을 측정하는 집행기능 검사입니다.

하부 검사로는   

청각 주의력

시각 주의력

억제 지속 주의력

간섭 선택 주의력

분할 주의력

작업기억력


 6가지 테스트가 있으며 성인에서는 약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난이도가 낮은 청각, 시각 테스트를 줄여서 하기도 합니다.)

검사 시간 동안 검사 진행자가  수검자의 검사 태도를 관찰한 내용도 좋은 정보가 될 때도 있습니다.


@. CAT 검사 결과지를 받아왔는데 어떻게 읽는 것인가요?


크게 4가지 결과 값이 있습니다.

검사 정확도 관련해서는 누락 오류와 오경보 오류를 보고,

검사 반응성 관련해서는 정반응 시간 평균과 표준편차가 있습니다.


누락 오류: 목표 자극을 누르는 것을 놓침.  

오경보 오류: 목표 자극이 아닌 것을 누름.  

정반응 시간 평균: 반응 시간, 즉 반응 속도를 알 수 있음.  

정반응 시간 표준편차: 반응 각각의 속도의 차이, 반응성의 기복 (예:처음엔 빠르게 진행하다가 점점 느려지는지 여부)


경계: 정상 범위보다 약간 낮음.  

저하: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낮음.

(샘플 결과: 10세 이하라서 분할주의력, 작업기억이 없습니다)



각 하부 검사에 대해 설명하자면..

  (아직은 검사 해석에 일관되게 참고할 자료가 없어서 제 경험을 토대로 한 해석임을 밝힙니다)


단순 청각, 시각 검사: 매우 단순하고 쉬운 난이도이지만 느~무 느~ 무 지루한 것을 참지 못하거나,  딴생각을 해서 놓칠 수도 있겠습니다.  시각이나 청각 주의가 심히 손상되었을 경우에도 놓칠 수도 있겠으나 성인에서는 빈도가 낮습니다.


억제 지속 주의력 검사: 제시한 자극을 제외한 자극에 반응해야 합니다.  즉, 눈에 보이는 자극을 참아야 하는 충동성 억제 검사입니다.   뇌의 제동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ADHD가 있을 경우 빈번하게 이상이 확인되는 영역입니다.  성인에서 이 항목만  저하일 경우에도 ADHD 가능성이 높고 충동적인 성향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섭 선택 주의력: 주변 간섭을 무시하고 필요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능력을 측정합니다.  ADHD가 없으면 정말 간단한 검사일 텐데 ADHD가 있는 분들에게는 의외로 수행이 안 되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성인 진단에 꽤 특이적인 영역으로 주변 자극을 잘 무시하지 못한다는 증상 호소와 매치되는지 확인이 되면 진단을 높은 확률로 고려합니다.


분할 주의력: 두 가지 이상의 자극을 동시에 처리하는 검사인데 다른 검사 모듈에 비해서는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다른 영역은 모두 정상인데 이 영역만 낮게 나왔을 때 호소하는 증상도 확실하지 않을 경우, 저는 진단을 보류하고 더 관찰하는 편입니다.


작업 기억력: ADHD에서 아주 중요한 인지영역이지만 이 검사만으로 작업기억을 평가하기에는 빈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향후 보완이 특히 필요한 검사 모듈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CAT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으면 ADHD가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다수이지만 성인에서는 ADHD가 강력히 의심이 되지만 CAT 검사는 정상으로 나오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기능이나 지능이 양호한 성인 ADHD의 경우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CAT와 같은 인지검사는 향후 더 많은 성인 ADHD를 대상으로 표준화가 되어야 하고 변별력이 낮은 검사는 더 보완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 CAT가 이상이 한 개라도 있으면 ADHD인가요?


상담에서 호소한 증상과 저하가 나타난 검사 영역이 일치하면 한 개 영역의 이상으로도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우울증, 불면증, 불안장애 등 다른 질환도 집행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그날의 컨디션이 안 좋았거나 전날 수면이 충분하지 않았거나 검사 당시에 당황하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을 통한 평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지루함을 못 참거나'

'잘 기다리지 못하고 성급하거나'

'불필요한 자극을 무시하지 못하거나 우선 순서를 못 찾는 경향'이

검사상 이상 소견과 일치하는지 등 전체적인 맥락을 통해 각 각의 퍼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음 시간에 ADHD의 진단에 관한 궁금증을 더 풀어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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