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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립 Jan 13. 2023

완벽주의인 사람이 어떻게 ADHD가 있죠? (2)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경험하고 쓴 성인ADHD이야기

전편에서는 완벽주의적 경향과 강박이 ADHD를 가진 분들에서 아주 빈번하게 관찰된다는 것을 알려드렸습니다.(전편으로 연결)

그렇다면 ADHD의 어떤 특성이 완벽주의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연구 결과와 제 진료 경험을 토대로 세 가지 경우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어린 시절 주의력 저하로 인한 실수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스스로 특정 규칙을 만들어 강박적으로 지키게 되었을 가능성입니다.

따라서 늘 스스로를 긴장시켜며 강박적으로 소지품을 확인하거나 시간을 맞추는데 집착합니다.

제 진료소를 찾은 분 중에서 시간 준수나 물건 챙기기가 확실한 분이어서 ADHD 진단을 한참 주저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차 알고 보니 일상적으로 힘들이지 않고 덤덤히 할만한 그런 일들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의식을 치르듯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료실을 나서면서도 주머니에 손을 넣고 "지갑, 열쇠, 핸드폰, OO" 되뇌면서 자리를 뜨는 모습이었지요. 그런 물건들을 꺼낸 적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아주 어린 시절에는 소지품을 자주 잃어버려서 혼난 적이 자주 있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물건을 강박적으로 챙기는 습관이 생겼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ADHD가 있는 분들에서 이런 행동 패턴을 갖은 분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원리로 인정을 받거나 성취를 이루는 것으로 과보상(overcompensation)을 하는 것이 강화(reinforcement)되면서 일중독이 되거나 모든 남일에 손발 걷고 나서는 ADHD를 가진 분들도 계십니다.


즉, 주의력 저하로 인한 실수를 과보상 하기 위한 강박적 행동 패턴이 사춘기 무렵에서 청소년기 시절 시작되어 성인이 되면서 강화된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강박장애가 동반되었을 가능성입니다.


강박장애와 ADHD는 각 각 유전적 경향이 강한 질환으로 가계 내에서 대물림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 가족력에서 강박장애나 ADHD가 나타날 가능성이 모두 높아집니다. 그만큼 유전적으로 두 질환이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강박증이 진단된 분들 중 ADHD가 동반되었을 가능성이 무려 30%에 달한다고 합니다. 아주 어린 나이에 ADHD가 진단될수록  강박장애와 틱장애가 모두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강박장애와 ADHD 모두 증상이 전두엽 뇌의 집행기능 손상과 관련이 있다는 공통점도 있고 강박 증상은 필연적으로 주의력 저하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강박 증상과 ADHD 증상의 생물화학적 기전과 집행기능이 손상 기전은 서로 다른 것으로 치료제도 전혀 다른 기전의 약이 사용됩니다. 문제는 ADHD 치료제는 강박장애가 뚜렷한 분들에서 강박 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순수하게 강박장애가 있는데 주의력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지  ADHD가 주 문제(major issue)이면서 강박증상이 동반된 것인지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세 번째는 ADHD의 주의력 문제나 감각 이상증이 강박적 특성을 포괄할 가능성입니다.


ADHD는 불필요한 자극들을 걸러내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는 특정 자극에 과도하게 몰두하기도 합니다. 이런 인지적 문제나 감각 입력 이상(청각과민증 등)이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버려야 할 정보를 선택하기 어렵다 보니 모든 정보를 쥐고 있거나 결정하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따라서 위험을 느끼는 요소에 주의가 꽂힐 경우 가능성 여부와 상관없이 그 정보를 배제하지 못하게 되고 자꾸 확인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강박장애는 평소 없었는데 갑자기 '생활 소음에 시달림'이 생겼다. '바이러스 포비아'가 왔다. '배우자를 의심하는 상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찾아오시기도 합니다.


또는 사람들로부터 무시받았거나 따돌림을 받았던 기억에서 비롯한 부정적 감정에 과도하게 몰입하기도 합니다.


꽂힘이 극단적인 경우가 불필요한 물건을  생활이 안될 정도로 집안을 가득 채우게 되는 수집광(hoarding disorder)인데요. 최근에는 수집광이 강박장애보다 ADHD와 관련성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수집광과 ADHD 관련성 글로 연결)


지금까지 설명드린 것은 각각의 내용이 가설과 이론 형태로 외국 연구 저널과 문헌에 흩어져 있아서 강박과 ADHD를 한데 묶어서 관련성을 정리한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화자찬 ㅋㅋ)

제가 만약 대학에 있었다면 통계자료를 모아서 논문 화했을 텐데요. ^^;;


사진출처: HOME TRUST CENTER FOR PSYCHOLOGICAL WELL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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