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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니버스 Nov 25. 2024

9. 과하지 않은 소비 생활

은퇴에 있어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다름아닌 생활비다. 생활비를 다른 말로 치환해 본다면, 소비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생활을 어떻게 잘 운영해 나가느냐가 은퇴 후 생활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은퇴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경제적인 능력과 건강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하다. 경제적인 문제라는 건, 자산과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 현금, 그리고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자산과 현금을 지켜줄 수 있는 보험이다. 자산과 현금, 보험의 조합이 제대로 잘 이루어진다면 더할 나위없는 행복한 은퇴생활이 기대된다.


자산은 현금을 만드는 뿌리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뿌리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하다. 뿌리는 한 줄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줄기들이 뻗쳐나가 안정성있는 구조를 잡아야 흔들림 없다.


부동산 하나만으로 자산을 형성한다면, 외부의 힘에 의해 쉽게 흔들릴 수 있다. 부동산 이외에도 다양한 자산형태인 주식, 채권, 현물, 예금 등을 최적의 비율로 잘 갖춘다면, 안정적인 틀을 마련할 수 있다.


한국은 부동산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자산의 70~80%가 부동산인 경우가 많다. 좁은 땅에서 내 집하나 마련하는 것이 꿈이었던 부모님 세대로부터 학습된 습관들이 무조건 부동산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난다.


내 집 마련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자산 형성의 과정임에는 분명하고, 반드시 필요하다. 내 집 마련 이후의 자산은 또 다른 부동산에 대한 욕심보다는 현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산으로 관심을 쏟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노후에 적정 생활비에 대한 얘기들을 많이 한다. 정답은 당연히 없다. 본인의 생활패턴과 환경에 맞는 생활비 목표가 필요한 것이지, 월 300만원이라는 주변 얘기를 듣고 월 300만원을 준비해서 생활한다는 건 어리석인 생각이다.


월 500만원이 될 수도 있고, 월 200만원이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셋팅하고, 거기에 '생각지 못한, 당장 필요한' 현금을 위해 조금의 여유를 더 두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조차 귀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노후에 더 귀찮은 일들을 많이 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미리 미리 내가 쓴 돈의 사용처와 필요여부를 제대로 파악해서 적정 생활비의 계획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나중에 국가탓만 한다면, 그것만큼 어리석고 한심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쓸 생활비 계획을 세웠다면, 당연히 그 생활비가 나올 수 있는 출처를 확인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매월 30만원의 배당금, 30만원의 어음이자, 40만원의 월세, 그리고, 최후의 보루인 국민연금으로 셋팅을 했다면 정말 그 현금이 '정기적으로' 나올 수 있는 구조인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일회성으로 나오는 현금은 흐름이 아니다.


개인연금과 배당금, 어음이자 및 채권 수익, 최소한의 근로소득 등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만들었다면 이제 절반, 아니 거의 80%는 성공을 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생활비를 어떻게 소비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매월 옷을 사는 사람, 매주 외식을 하는 사람, 자녀 학비로 매월 몇십만원, 몇백만원을 쓰는 사람, 해외여행을 즐기는 사람, 반드시 취미활동으로 골프를 매월 4회 정도해야 하는 사람 등 소비에 대한 패턴들은 너무나 다양하다.


본인이 소비를 많이 하고 싶으면 현금을 많이 만들어 쓰면 되는 아주 단순한 논리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위해 소비했던 생활비를 다시 한번 더 살펴보자.

회사를 가기 위해 자가용을 이용했다면 유류비와 통행료가 들었고, 지하철과 버스비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매일 '사서' 마시는 '스타벅스' 커피값과 동료들과 소확행을 즐기기 위해 먹는 맛있는 '맛집' 점심식사, 때가 되면 반드시 입어줘야 하는 '몽클레어 패딩'과 '버버리 트랜치코드', 해외여행은 필수이기 때문에 일년에 두번은 꼭 소비해야 한다는 사람들.


조금은 과장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소비를 아무렇지 않게 '고생한 나를 위한 소비'로 여긴다. 물론, 본인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이런 소비들은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 이제 그런 때에서는 조금씩 벗어나야 한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해외여행을 너무나 좋아해서 반드시 가야 하는 사람이라면, 커피는 내려마시던가 횟수를 좀 줄이고, 자가용 대신 지하철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만나러가거나, 기존에 사입었던 옷들이 조금 철이 지나더라도 굳이 새롭게 비싼 옷을 사지 않고, 한 해를 더 입던가 저렴한 옷들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맛집'에 죽고 못산다면, 한번은 가면 되는 것이지만, 매번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소비를 할 정도로는 여유가 있지 않을 것이다.


조금은 절제하고, 자제하는 삶이 필요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조차 비워내는 삶이 은퇴 후에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좀 더 의미있는 것에 소비하려는 건전한 생각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주름졌던 얼굴에 빛을 주는 생활이 아닐까?


봉사와 기부를 위한 소비, 가졌던 것을 나누고, 새로운 것에 대한 욕심을 비워내다보면, 더 큰 욕심보다는 소소한 행복을 누리면서 사는 '마음편한' 삶을 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소비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고, 소박한 소비를 하는 삶이 길들여진다면, 그동안 걱정했던 경제적인 문제에서도 자연스럽게 해방되면서, 진정 편안한 삶으로 정리해 나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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