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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태 Oct 04. 2023

캄보디아 식도락 여행 8

4일 차 프놈펜 휴식기

"No Pain, No Gain"


고통이 없다면 얻는 것도 없다.


매번 뭘 먹을지에 대한 끝없는 고뇌와 하나라도 더 먹어야 된다는 압박감, 그리고 못 먹고 지나가버린 메뉴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이 만족감들은 얻지 못했을 겁니다.


5일 여행 중 이제 3일이 지나고 우리 가족의 캄보디아 프놈펜 식도락 여행은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사실 초반에 열심히 먹어드린 덕분에 예초 계획했던 식당들의 70% 이상 방문하여 음식들을 처리한 상태이기에, 이제부터는 좀 식탁에서 엉덩이를 떼고 여유 있는 프놈펜 여행을 즐겨 보기로 합니다.


1. 마사지


원래 오기 전부터 프놈펜에서 1일 1 마사지를 계획을 했으나, 먹는데 너무 집중하다 보니 4일 차인 오늘까지도 마사지를 받아보지 못했기에 일단 마사지를 먼저 받으러 갑니다.  


사실 프놈펜은 관광도시가 아니기에 관광을 즐길만한 곳이 많지는 않습니다.


보통은 이런저런 사원들을 구경 가거나 강변에 외국인 거리를 다니며 저렴한 가격으로 분위기와 맥주를 즐거거나 메콩강에 유람선을 타기도 합니다만 저희는 캄보디아에서 사는 동안 여러 번 해봤기에 이번 여행에서는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았습니다.

물론 근교에 새로 만들어진 골프장이나 사파리, 워터파크 들도 있지만, 최소 한나절은 계획을 하고 가야 되는 곳이라서 이번에는 굳이 계획에 넣지도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옵션을 빼면 가장 쉽고 편하게 힐링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마사지입니다.


사실 저는 마사지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제개일적인 사견이지만  프놈펜의 마사지는 태국이나 중국 마사지와는 달리 어떤 전통적 정체성이 없이 그냥 이것저것 섞어서 조물조물하는 느낌이라 전문성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냥 조용하게 푹 자고 일어날 수 있는 곳이면 프놈펜에서는 제 기준에 좋은 마사지입니다.

그래서 주로 발마사지를 선호하는 편입니다만, 여행 와서 어딜  남자가 결정을 내릴 수 있겠습니까...

와이프께서 전신 마사지를$ 받고 싶어 하시니 일단 저도 따라갑니다.


반얀트리는 원래 씨엠립에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마사지 샵인데, 이번에 프놈펜에도 지점을 냈다고 합니다.

예전에 씨엠립에서 가봤을 때도 마사지가 좋았던 기억도 있고, 현지 지인분들도 많이 추천해 주시기에 이곳으로 마사지를 받으러 갑니다.


노곤해지는 몸

무거워지는 눈꺼풀

여행의 피로가 눈 녹듯이 풀립니다.

이곳에서 4일 차에는 전신마사지를, 5일 차 때는 발마사지를 받았는데 두 번 다 만족스러웠습니다.  

오일마사지 1시간 30분에 15$, 발마사지는 1시간에 10$이며, 팁은 별도입니다.


요즘 한국도 스멀스멀 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습니다만, 여기도 한국과 같이 팁을 의무적으로 드려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아무래도 개발도상국이고, 급여 수준이 높지 않은 걸 알기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도와주는 차원에서, 여행 오신 분들은 기분 내는 차원에서 서비스의 만족도에 비례하여 조금씩 주는 편입니다.

 

그중에 극소심한 저 같은 부류의 사람은 남들이 다 주는 팁을 안 주면 왠지 3대가 욕을 먹을 거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다 죽기 전에 왠지 아 그때 팁을 주고 올걸 하고 후회하는 인간류라 웬만하면 팁을 주고 옵니다.


얼마를 주는지는 개인의 만족도에 따라 다르게 주시면 되지만, 남들보다 더 주면 왠지 바보 같고 덜 주면 또

3대가 욕을 먹을 거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는 분들을 위해 조심히 조언드리자면, 마사지의 경우 현지교민들은 보통 30분에 1$ 정도의 기준을 두고 있는 듯합니다.

저처럼 1시간 반 정도 마사지를 받으면 3$ 정도를 내시면 사회적 지위에 체면에 비추어 괜찮다고 평해봅니다. (물로 더 주셔도 됩니다.)

음식점의 경우에는 그냥 잔돈으로 받은 현지돈을 1,000~2,000 리엘정도 두고 오시면 됩니다.

(안 주고 나와도 전혀 문제없습니다.)

솔직히 서비스가 별로인 경우에는 저도 아깝습니다만, 일단 팁도 비용이다라고 생각하고 주고 오면 마음이 편합니다.  


2. 미용실


캄보디아에 왔으니 머리를 깎아봅니다. 개연성이 없어 보이지만, 사진을 찍을 때마다 왠지 머리가 지저분해 얼굴까지 못생겨 보이는 거 같아서 일단 머리를 깎았는데, 깎고 나서 거울을 보니 결론적으로 머리가 문제가 아니라 얼굴이 문제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 오시는 분들은 현지 물가가 싸지 않아 상당히 놀라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공산품들은 다 수입해서 가져오기에 가격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서도 비싼 편입니다.

그나마 아직은 인건비가 저렴한 편이기에 사람이 하는 서비스는 가격대가 낮은 편입니다.  미용도 이중에 하나인데 길거리에 있는 작은 이발소는 커트가 겨우 1.5$~2$ 정도 하는 편이며, 우리나라 미용실 규모의 상가에서는 비싸도 5$ 정도 커트 비용을 내면 머리까지 시원하게 감겨주며 마무리를 해줍니다.


여기에 최근 동남아시아 국가 유튜브에 많이 보이는 귓속 정리(3$) 나 손톱정리(3$) 를 추가해서 받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커트 한번 하는 비용으로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캄보디아에서 10년을 살면서도 사실 손톱정리나 귓속정리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여행자로서 왔으니 새로운 도전을 해봅니다. 귓속정리는 아직은 내 고막과 친하지 않아 포기하고, 손톱정리 선에서 스스로 합의를 해봅니다.


굉장히 어려 보이는 친구가 30여분을 정성스럽게 머리를 다듬어주고, 아주머니께서 그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손톱을 박살내고 갈아내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머리깍는 어린친구는 장인이 도자기를 굽듯이 머리카락 한올한올에 온 정신을 집중하여 깍습니다. 하늘도 감동할만한 정성이지만, 정성과 실력이 꼭 비례하지는 않은 듯합니다. 그래도 한층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여행을 이어 갈 수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3. 애견카페


어른들은 충분히 휴식을 취했으니, 이제는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가져봅니다.


두 딸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강아지입니다. 아빠도 술을 많이 먹으면 종종 개가 되곤 하지만, 털이 없어서인지 말을 안 들어서인지 별로 좋아하시는 않더군요..


확실히 캄보디아도 소득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상황이 체감되었습니다. 예전에도 고양이 카페가 몇 군데 있었지만 이제는 강아지 카페며 앵무새카페까지 다양한 반려동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었습니다.


일단 숙소에서 가까운 캄코시티에 위치한 애견카페를 방문해 봅니다.

입장 가격은 4.5$ 로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강아지들 종류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치와와 같은 소형견들부터 사모예드, 허스키 같은 대형견종들까지 20여 마리가 상주하며 고객님들을 반겨주고 있었고, 교육을 잘 받았는지 물거나 짖는 개들도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관리가 너무 잘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강아지들이 재주도 많고 애교도 많아서 아이들과 2시간 정도를 아주 재밌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불멍보다 재밌었던 개멍으로 아이들뿐 아니라 저까지 힐링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강아지 털들이 어마어마하게 묻으니 나오실 때 주의 하시길 바랍니다.


아쉽지만 프놈펜에서의 유흥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이제 남은 시간은 또 열심히 식도락을 찾아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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