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기쁨 뒤에 오는 죄책감
좋은 일이 생겼다.
정말 오랜만에 소리 내어 웃었다.
근데 나의 기쁨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속으로 나도 모르게 생각했다.
"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데 넌 웃음이 나와? "
그 순간부터, 기쁨은 죄책감으로 바뀌었다.
나는 왜
나에게 찾아온 좋은 일조차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걸까.
기뻐하면 이기적인 사람 같고,
잘 됐다고 말하면 자랑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런 생각에, 내 감정을 자꾸 눌렀다.
무언가 잘되면 기뻐야 하는데,
나는 늘 그 기쁨을 작게 접어 가슴속에 숨겼다.
누군가는 이런 내 마음을 위선이라 했고,
또 누군가는 착한 척이라 했다.
그래서 더더욱 말하지 못했다.
말하는 순간, 그 감정이 무너질까 봐.
하지만 요즘은 생각한다.
행복해도 괜찮다. 기뻐도 괜찮다.
남의 슬픔을 외면하겠다는 게 아니라,
내 기쁨까지 미뤄둘 이유는 없다는 것.
죄책감은 슬픔을 외면해서가 아니라
내 감정을 허락하지 않아서 생긴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