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그대들은 가만히 생각하지 못할 때 말을 합니다.
그리고 마음의 고독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할 때 입을 엽니다. 그때 말소리는 기분 전환이자 소일거리에 불과합니다. 말이 많아지면 생각의 반은 죽게 됩니다. 생각이란 하늘을 나는 새와 같아서, 말의 감옥 속에서 날개를 필 수 있을지 몰라도 날아오르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대들 가운데 어떤 이는 홀로 있기가 두려워 수다스러운 이야기꾼을 찾습니다. 이들은 고독한 침묵이 벌거벗은 몸뚱이를 드러내면 도망치려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진실을 아무 지식 없이 닥치는 대로 떠듭니다. 어떤 이는 자신 속에 진실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습니다. 이런 이들의 가슴에서 영혼은 살아 움직이는 침묵 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말하는 것에 대하여>
-칼릴지브란의 <예언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