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회상하는 옛사랑의 기억들이 있다.
풍요롭지 못한 내 사랑의 갈증 때문이겠지.
나도 내가 지겨운데 뭐.
라떼꼰대는 아니지만 나도 예전엔 누구에게나 사랑받던 시절이 있었는데.
대학생 시절, 나를 몰래 좋아했는데 그 맘 몰라준다고 종강하던 날 술을 잔뜩 먹이던 A군도 있었고,
오랜 날 나를 좋아해 왔다고 딱 세 번만 자기랑 만나보자고 여러 장의 편지를 길게 써서 건네주던 B군도 있었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나를 측은하게 챙겨준 게 사실은 그 감정이 측은지심이 아니었던 C군 등등.
이렇게 여분이 가득한 사랑을
내가 감히 누리지도 못했구나.
지금은 여분이 뭐야. 최소한도 채우지 못한 느낌이다.
당연히-.
주변에 사랑은 있다.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고, 아마도 내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그 또한 사랑이고, 덕질도 사랑이지.
아니, 사랑이라기보단 애정의 느낌?
좋은 사람들에 대한 애정.
온돌같이 따끈하고 기분 좋은 보송보송한 애정은 있지만
특별한 사랑이 없다.
프라이빗하고 퍼스널 한. 나만을 위한.
나만을 소중히 여기는 그 특별함이 부재가 되어
나는 이 공허한 마음과 함께
그 사람만 생각하면 갑자기 콧속이 시큰거리고
목 안에 큰 덩어리가 묵직하게 차올라
그게 속상함이란 눈물로 수반되어 나타난다.
지구상에 나를 에로스, 필로스, 아가페적인 사랑을 해주는 누군가가 있긴 할까.
난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두 눈이 멀었던 너 밖에 몰랐던 그 사랑 다시 오면 좋겠어
다시 또 사랑을 원해 누군갈 만나길 원해
다시 또 사랑을 원해
사랑을 원해
- COOL '사랑을 원해'
누구든 나를 좋아하지만,
누군가 나를 좋아해 주길.
그게 당신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