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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퇴직연금 DC형 전환 빠를수록 좋은 이유

DB의 안정성 vs DC의 성장성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by 은퇴설계자

당신의 퇴직 연금은 누가 굴리고 있나요?


당신의 퇴직연금은 지금 누가 굴리고 그 수익은 누구의 것일까?

대부분의 직장인은 회사를 믿는다. 안전하게 보관되겠지, 손실은 없겠지.
맞는 말이다. 퇴직연금은 안전해야 한다.

그러나 “안전하게 보관된 자산”과 “복리로 성장하는 자산”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지금의 제도 아래서, 퇴직연금의 시계는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DB형, 그리고 또 하나는 DC형.

이 시계 중 어느 쪽이 더 빠르게, 더 오래 당신의 시간을 움직이며 복리의 성장을 만들어줄까?


우리 회사도, 당신의 회사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열 명 중 아홉은 이미 퇴직연금 제도 아래 있다.


다만 문제는 ‘어떤 제도 아래 있느냐’이다.


DB형은 회사가 운전석에 앉아 대신 운전해 주는 구조다.
DC형은 내가 직접 핸들을 잡고, 목적지까지 운전하는 구조다.

같은 차라도, 운전자가 다르면 속도와 방향이 달라진다.


DB형을 선택할 경우 퇴직연금 최종 수령액은 근속연수 × 평균 월급여로 계산되며, DC형은 매월 퇴직연금 적립금이 계좌로 지급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퇴직연금 = 안전 보관이라는 환상


흔한 믿음이 있다면 퇴직연금은 안전하게 보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40대 이상의 근로자 대부분이 DB형으로 선택하는 이유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퇴직연금은 안전하게 보관되어야 한다.


하지만 노후를 위한 보루인 퇴직연금을 연평균 임금 성장률로 키워나갈 때 연봉 7천만 원의 40대 서울 사는 15년 차 김 부장의 퇴직연금은 10년이 지났을 때 DB형이냐 DC형이냐에 따라서 퇴직연금이 무려 1억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DB형_연봉7천_15년차.png
DC형_연봉7천_15년차.png

15년 차, 연봉 7천만 원. 퇴직금은 8,750만 원. DC형 전환 후 연평균 수익률 8%, 임금상승률 3%를 가정하면,

단 10년 후 1억 원의 차이가 벌어진다.


김 부장은 올해로 15년 차 직장인이다.

연봉은 7천만 원, 지금까지 쌓인 퇴직금은 8,750만 원.

그가 10년 후 퇴직한다면?


DB형이라면 현재 임금 성장률만큼 오르고 끝나겠지만,

DC형이라면 같은 돈이 복리로 굴러가며 1억 원 차이가 난다.


연봉상승률과 투자수익률의 차이는 비록 5%이지만 10년의 시간이 쌓이며 1억의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과연 어떤 퇴직연금이 나의 미래를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을까?


시간이 가져다주는 복리의 효과


이것이 바로 복리의 효과다. 복리는 시간의 힘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더 일찍 DC형으로 전환할수록 온전히 복리의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물론 투자수익률 8%가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준이니 어려운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요즘 흔하게 투자하는 미국의 S&P500의 지난 30년 평균 수익률이 약 10% 수준 (배당 포함 시)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는 수익률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DB형을 유지하는 이유


그렇다면 왜 DC형으로 전환하지 않고 DB형에 머물러 있을까?


크게 3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퇴직금은 투자하면 안 되고, 회사에서 주는 대로


받는 게 안전하다는 믿음이다.


둘째는 투자에 자신이 없다는 점이다. S&P500 연평균 수익률이 10% 가깝다고 하지만, 원금이 손실 나는 건 견딜 수 없는 분들이 많이 있으시다. 원금 손실 날 거면 차라리 수익이 없더라도 안정적인 3% 연봉 상승률에 만족하면서 사는 부류다.


셋째는 아직도 퇴직연금을 본인이 투자할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있는 부류이다.


셋다 해당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셋 중 하나만 해당돼도 DC형으로 전환하기가 힘들 수 있다.


당신도 혹시 이 세 가지 중 하나에 해당되지는 않는지?


은퇴 부자로 사는 방법


우리가 평생 투자자의 삶을 살 때 비로소 여유로운 은퇴 이후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하루라도 빨리 DC형으로 전환하는 삶을 살 것이라 생각된다.


퇴직연금 제도가 가지는 여러 가지 이점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는 모두 은퇴 부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결국 복리의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다.

다만, 그 시간을 내 것으로 하느냐의 선택만 남아 있을 뿐이다.


DC형 전환은 제도의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첫 결심이다.


이 연재를 통해 우리는 ‘복리의 시간’을 어떻게 살아낼 수 있는지, 그 여정을 함께 걸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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