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시간 동안 회사에 출근해 있는 나를 대신해 언니가 육묘를 담당해 주었다. 실시간 상황보고까지.
분유만 먹이려 하면 먹지 않아 키튼용 습식에 분유를 섞어서 이유식처럼 먹였던 시기이다. 젖병도 싫어하고, 주사기도 싫어했던 녀석. 본인 성질대로 먹어야 했던 나름 주체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식사 때마다 이유식 범벅이 되는 통에 몸에서 꼬릿꼬릿한 캔 냄새가 가실 날이 없던 날들이었다.
이렇게 엉망으로 먹던 시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2개월쯤 되어 덩치가 커지니 나름 의젓하게 앉아서 신사답게 식사예절을 지켜가며 먹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