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더 자. 나는 혼자 놀게.

새벽 6시 반, 아이를 너무 일찍 철들게 해 버린 아침

by 단월

새벽 6시 반, 조용히 눈을 떴다. 익숙한 발소리. 가장 먼저 기상하는 둘째 아이가 내 옆에 다가왔다. 아직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이불을 끌어안고 뒤척이는 내게 아이가 말했다.

“엄마 더 자. 나는 혼자 놀게.”

순간,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피곤했던 감각은 말 한마디에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를 미안함과 뭉클함, 반성이 대신 채워왔다. 나는 언제 이 아이에게 "혼자 놀고 있어"라고 했던 걸까. 내가 너무 피곤했던 날들. 그저 몇 분이라도 더 자고 싶었던 새벽. 아이를 조용히 거실로 보냈던 날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문득, 그렇게 보내놓곤 미안한 마음에 이불을 들고 거실로 나가 놀고 있는 아이 옆에 누워 다시 잠들곤 했던 나의 모습도 같이 떠올랐다.


이 작은 아이가 알고 있었던 걸까. 그 새벽 시간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둘째 아이만이 누릴 수 있는 아주 짧은 시간
우리 집엔 세 아이가 있다. 그중 둘째는, 엄마를 독차지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중 단 한 시간뿐이다. 바로, 첫째와 셋째가 일어나기 전 새벽 6시 반부터 7시 반까지의 그 짧은 시간. 아이에게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을까. 그 시간만큼은 엄마를 오롯이 가질 수 있었으니까.

또 하나 떠오른다. 제일 먼저 기상하면서도 제일 마지막 순서로 잠드는 둘째 아이의 모습. “왜 이렇게 잠이 없지?” 싶었던 순간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밤도 아이에게는 ‘엄마와 단둘이 있을 수 있는 또 다른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왜 엄마 더 자라고 해?"
“엄마 피곤하니까.” 그 짧은 이유 안에, 아이는 지금껏 참아왔던 마음과 스스로 다독였던 시간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내가 무심코 흘린 말과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는 일이라는 걸 또 한 번 배운 아침이었다.



나는 오늘, 둘째 아이의 한마디 덕분에 마음을 다잡는다. 그 1시간 결코 흘려보내지 말자고. 그 시간 속 아이의 표정과 숨소리를 오래 바라보자고. 함께 앉아 블록 하나라도 더 쌓아보자고. 그건 단지 놀아주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에게 “너는 소중해”라는 말을 행동으로 전하는 시간이니까.




이 글은 《작은 말, 큰 울림》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세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의 말 한마디에 멈춰 섰던 순간들을 기록합니다. 그 말들이 나를 흔들면서 가르치고 안아주었습니다.

keyword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