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나는 권총과 수갑이 아닌, 말과 글로 사람을 지키고 싶다
나는 엄마이고
경찰관이며
무엇보다 한 사람의 인간이다.
아이 셋을 키운다는 건 삶이 온통 육아에 잠식될 것 같은 일이다. 하지만 아이 셋을 낳고 기르면서 오히려 나는 나 자신을 더 자주 마주한다. 아이들이 잠든 밤, 엄마의 시간이 끝난 자리에서야 비로소 다시 나의 시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다시 현장에 복귀했을 때, 많은 이들이 물었다. “그게 가능해? 도대체 어떻게?” 나 역시 가끔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체력은 고갈 직전에 시간은 언제나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나로 존재하기 위해 애쓴다.
육아와 일이 충돌할 때마다 내게 되묻는다.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가?”
그 질문 앞에 나는 늘 한 박자 멈춰 생각한다.
대답은 늘 같다.
“그렇다. 어렵지만 나는 이 길을 선택했다.”
나는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지만 엄마로만 존재하진 않는다. 내 인생을 오롯이 걸고 싶은 방향이 분명히 생겼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권총과 수갑이 아닌
말과 글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다.
스스로 내 목숨을 버리지 않고 살아야 할 이유가 필요해 첫째를 임신했다. 그 아이를 키우며 난 살아남았고 ‘이제 나의 남은 인생 이 아이를 위해서만 살아도 여한이 없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첫째, 둘째, 셋째를 차례로 낳고 키우며 내 몸은 지쳐가는데 마음의 에너지는 되레 충전되었다. 마치 생명력이 다시 흐르는 것처럼.
그렇게 회복된 힘은 결국 나를 다시 한번 사명감으로 이끌었다. 과거의 나처럼 고통 속에 있는 누군가에게 살아 있음으로써 희망이 되고 싶다는 마음.
임신을 권유했던 상담사가 나에게 해줬던 것처럼, 누군가의 삶에 전환점이 되어줄 수 있다면. 단 한 사람에게라도 내가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면. 그 하나만으로도 내 남은 생은 충분히 의미 있다.
아이를 낳고 지켜온 생명
그리고 지키고 싶어진 또 다른 생명들.
그것이 내가 앞으로 살아갈 이유이자,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