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다시 아침은 온다

여전히 때로는 흐린 날도 있지만 해는 늘 다시 뜬다

by 단월

죽고 싶던 시간들을 나는 건너왔다.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었다. 육아는 매일같이 반복되고 나는 여전히 자주 지친다. 아이 셋을 키우는 지금도 문득 울컥할 때가 있다. 감정이 앞서 아이에게 버럭 한 날의 밤에는 불 꺼진 방에서 조용히 울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나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 화살을 나에게 겨누지 않는다는 것.


이유 없이 눈물이 흘러도 ‘이래서 난 안 돼’가 아니라 ‘지금은 이래도 괜찮아’라고 나 자신에게 말해줄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은 내 안에 켜켜이 쌓였고 그 시간들이 나를 조금씩 회복시키고 있다는 걸 이제는 조금 믿게 되었다.

그리고 아침은 매일 다시 찾아온다. 때로는 흐린 날도 있지만 해는 늘 다시 뜬다. 그게 살아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살아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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